용을 죽인 형사 ㅣ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
레이프 페르손 지음, 홍지로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6월
전작인 ‘린다 살인 사건의 린다’를 통해 자신의 나라인 스웨덴의 법 구조와 경찰들의 이야기를 그린 저자답게 이번에도 역시 일말의 촌철살인급 블랙유머가 연일 등장하는 소설이다.
전작에서 자신의 옳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좌천되어 스톡홀름 경찰청 재산 추적 과로 이동되면서 생활하던 벡스트룀이 드디어 다시 재등장한다.
솔나 경찰서로 부임하게 되면서 곧이어 연쇄살인 사건을 맡게 된다.
은퇴한 사람들이 대부분 모여 살고 있는 지역에 은퇴한 회계사 출신인 칼 다니엘손이 냄비 뚜껑에 머리를 맞아 살해당한다.
마침 신문 배달을 하던 소말리아 출신 셉티무스란 청년에 의해 발견이 되지만 배달원마저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면서 사건은 점차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게 된다.
죽은 칼이란 사람이 그다지 사회 구성원으로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한 것도 아니고 친한 동료들마저 요주의 인물로 올려놓지만 이마저도 어떤 확실한 결정적인 증거조차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를 이어나간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독자들이 그동안 알고 있던 정형화된 형사의 이미지를 던져버리게 한다.
알코올을 즐기고 겉으로는 자신의 위치에 맞는 대화를 구사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이민자에 대한 자별적인 시선과 레즈비언, 여성에 대한 혐오로 가득 찬 인물이다.
생각하는 대로 내뱉는다면 그는 경찰로서만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의조차도 없는 인물로 등장하는 모습들이 전작에 이어 계속된다.
스칸디나비아 3국에 대한 역사적인 이해도가 없더라도 핀란드 튀기란 말을 서슴지 않고 속말로 내뱉는 사내, 러시아나 입양아 출신들을 대하는 태도, 좌천의 아픔을 당했으면서 여전히 어둠의 사람들과 거래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보충하는 사람, 그렇다고 이 사건을 통해 발로 뛰고 두뇌회전을 통해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진행조차도 없이 그저 독자들은 그가 하는 말의 한마디로 그가 사건의 어떤 심증을 잡고는 있으나 확실히 어떻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진행되는 시간을 견뎌야만 한다.
전작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사건을 다룬 면과 그 안에서 경찰 내부의 상사 관계와 직장 부하 동료들을 대하는 태도들, 그 안에서 책임자로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어떤 화끈한 행동조차도 보이지 않는 주인공의 캐릭터에 대해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보통의 형사 시리즈라 하면 주인공인 형사의 주된 활동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석한 두뇌활동과 행동을 기대하는데 이 책의 벡스트룀 시리즈는 그런 전통을 무시한다.
부패한 경찰, 경찰 내부 안에서 벌어지는 인종 간의 차별 시선과 이민자들에 대한 그들의 실 생활상, 여기에 살인사건이 겹치면서 벌어지는 또 다른 이민자들의 후손들이 벌이는 금고 탈취사건과 보안요원 살인까지를 두루 보이는 내용들은 스웨덴이란 복지국가가 겪고 있는 여러 다양성의 존재들을 사건을 통해 재연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사건에만 치중하는 것만이 아닌 전체적인 사회상을 엿보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물론 기존의 형사 시리즈들 중에서도 알코올 중독에다 자신의 서투른 행동들 때문에 벡스트룀처럼 좌천당하거나 정직당하는 형사 시리즈는 많다.
하지만 벡스트룀처럼 대놓고 인종차별을 하며 상사와의 불화나 자신의 행동을 미화로 승격시켜 용감한 형사로 거듭나는 일말의 행동 처신들은 확실히 다른 형사 시리즈와는 차별화되는 인물이다.
용을 죽인 형사, 결국 법을 무너뜨리는 악의 근원을 차단시킨 벡스트룀의 역량이 마지막에 범인과의 대결을 통해 한방으로 책 전체적인 내용을 마감할 수 있었지만 이 모든 한 장면을 위해 너무 느리게 진행된 감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이 빨리빨리에 익숙한 우리나라 정서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다음 시리즈에서도 여전히 그의 이러한 고정화된 형사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아니 적어도 복지국가라고 불리는 스웨덴이란 나라가 겪고 있는 이민자, 혼혈인에 대한 인종 차별적인 문제점들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은 만족할 것 같다.
제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입니다.
호기심 때문인지 이런 추리물을 좋아하거든요.
기억 해 두겠습니다.
네.
즐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