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장안 24시 – 전2권
마보융 지음, 양성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9월
티저 북을 통해서 읽은 내용만으로도 그 흡입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던 책이다.
총 2권으로 나온 이 이야기의 시작은 돌궐족의 최정예 부대인 늑대 전사가 장안을 불바다로 만들 계획을 저지하려는 정안사 이필의 결단인 사형을 기다리는 죄수 장소경이란 인물을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장안의 세심한 도시계획의 일환인 108방의 촘촘한 틈새를 이용해 침입한 늑대 전사들, 24시간이란 한정된 시간 안에 벌어지는 일들을 시간 단위별로 촌각을 다투며 그린 진행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한시적으로 풀려난 장소경은 그들이 마련한 맹화뢰를 저지하는데 성공을 하지만 이것은 단지 하나의 계획의 일부일뿐, 정말 그들이 마련한 다른 맹화뢰의 존재는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후 책의 전개는 이들의 계획 뒤에 더 커다란 세력이 동조하고 지원하고 있음을 알고 원소절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등롱제를 이용해 거대한 폭발 계획과 더불어 황제를 죽이려는 세력을 막기 위해 자신의 온몸을 불사르는 장소경의 활약이 눈물 나게 그려진다.
이 소설에서 그리는 시대인 장안은 당시 커다란 국제도시란점, 각기 다른 피부색과 능력을 지닌 인재를 차별 없이 등용해 나라를 다스린 만큼 다른 한편에서 또 다른 불만 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숨쉴틈 없는 반역의 저지를 위해 애쓰는 활약을 그린다.
위정자들의 태평 무사한 자신들만의 이익과 안위 뒤에 힘없는 백성들의 원성이 높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한심함, 이필과 장소경의 서로 생각하는 바는 다르나 결국 하나의 목적인 장안성을 구해야만 하다는 것에 일심동체로 뭉친 그들의 브로맨스는 책을 읽으면서 눈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특히 저자의 당시 시대를 묘사한 생생한 풍경들과 등롱제의 역할과 등롱제 안에 숨겨진 각기 다른 역할들의 표현, 이를 이용해 과감히 침투한 비부 세력들과의 처절한 사투 다툼은 비록 각기 다른 목적을 이루려 한 반대세력이지만 알고 보면 정말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던 그들의 아픈 마음들이 드러나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한다.
서스 팩 터클 하다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니었을까를 생각해하는 책, 각기 다른 계층들이 벌이는 전쟁터를 연상시키는 맹화뢰의 폭발은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하고 이를 끝내 막아보려는 장소경의 혼신의 힘은 결국 위정자들을 위한 것도 아니요, 이일로 인해 자신의 사면을 위한 것도 아닌 장안의 백성들 안위를 위한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진행이 흥미만점 그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특히 이 책 속에서는 남녀 간의 애틋한 로맨스가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서로의 위험한 상황 속에서 피어날 수 있었을 장면이 더러 있기도 하지만 작가는 이를 염두에 두지 않고 보다 큰 그림을 원했던 듯, 오히려 이필과 장소경, 요여능, 태자, 서빈,소규의 관계들을 통해 활력 넘치고 개성 있는 사내들의 우정과 대립, 배신과 음모, 사회 부조리를 모조리 비추어보게 함으로써 이책의 재미를 훨씬 높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현재 중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되고 있다는데, 원작만큼 세세한 부분들이 보일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원작을 먼저 읽은 독자로서 방영이 된다면 꼭 장소경이 펼치는 멋진 활약을 영상으로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책 후기에 저자가 쓴 내용을 보니 실제 역사 속의 인물인 이필과 하지 대감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과 더불어 역사 속의 단 한 줄에 쓰인 장소경이란 비밀에 싸인 인물을 책 속에 끄집어내어 또 다른 재미와 활약을 그린 만큼 이런 역사류의 소설을 통해 통쾌한 활약극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