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워스

디아워스

디 아워스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마이클 커닝햄 지음, 정명진 옮김 / 비채 / 2018년 12월

‘자기만의 방’으로 유명한 버지니아 울프를 책 속에서 다시 만난다는 것, 특히 소설 부분에서 그녀에 대한 오마주를 작가의 섬세한 의식 흐름을 통해 드러낸 작품이란 점에서 다시 반가움을 느낀다.

 

개정판으로 다시 만나보게 된 이 책의 제목, 등장하는 세 여인의 삶, 그중에서 하루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그녀들의 일상생활을 통해 시대는 달라도 따로 또 같이란 의미를 생각해보게 된다.

 

디아워스전

 

책은  프롤로그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죽음으로 시작이 되는데 그녀의 생애를 관통하고 있는 삶에 대한 회의적인 성향과 우울증은 자라온 성장배경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책을 읽는데 보다 쉽게  적응을 할 수가 있을 것 같다.

 

 

의붓오빠의 성적학대의 충격은 그녀의 삶 전체를 통해 병적인 증세를 더욱 악화시키는데 일조를 했고 이 책에서는 그녀가 쓰기 시작하는  댈러웨이 부인이란 작품이 등장한다.

 

다른 시대  1949년  브라운 부인은 버지니아 울프가 쓴 댈러웨이 부인을 읽고 있는 중이며 1999년 의 클래리사 보건은 댈러웨이 부인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여성이다.

 

이렇게 다른 이름을 가진 세 여인이지만 그녀들에겐 모두 댈러웨이 부인이란 공통점이 있고 버지니아 울프는 언니와 조카들의 방문을, 브라운 부인은 남편의 생일을 맞아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케이크을 만드는 과정 중에 문득 큰 아이를 이웃집에 맡겨놓고 집을 나서는 행동을 한다.

세 번째 여인인 클래리사는 예전 애인이었던, 병중에 있는 리처드를 만나러 간다,

 

무심히 흐르는 듯한  세 여인의 삶은 죽음이란 것을 생각하게 되고  이는  각기 세 여인들이 속해 있는 환경과 사회적인 관계들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버지니아 울프가 자신의 시간을 살고 싶어 했지만 현실적인 환경인 자연생활은 오히려 갑갑함을 느끼게 되고 이는 결국 자신이 자유로워지는 길은 자살뿐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브라운 부인 역시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완벽하고도 예쁜 케이크를 만들어 남편의 생일을 축하해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그녀 스스로를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몰아가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이는 맞춤식의 보여주기처럼 보이는 자신의 삶에서 탈출구는 자살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마지막 클래리사 또한 시대적인 개방에 따라 동성애가 인정되고 여성의 사회활동도 활발해지는 시기를 맞지만 전 남자 친구인 리처드에게 속박당해 살아간다는 사실은 그녀를 또 하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그럼으로써 그녀 또한 오로지 댈러웨이 부인이란 애칭으로 불렀을 때에만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것처럼 느끼는 삶을 살아가는 삶을 보이는 과정들이 들어있다.

 

 

그저 보통의 우리들처럼 모두가 겪는 자그마한 일에 속할 수도 있겠지만 정작 당사자들인 그녀들에겐 매일같이 반복되는 그 일상을 한순간만이라도 벗어나고 싶다는 유혹과 일탈을 꿈꾸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 설정들이 천천히 흐르는 강물처럼 겹쳐 보이면서 그리는 설정이 인상적이다.

 

책은 세 여인들의 시. 공간의 흐름을 좇아 서로가 서로에게 의도적이진 않지만 은연중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데 결국엔  지루한 일상이라도 그것조차도 삶의 일부임을, 그러므로 스스로 주어진 삶 자체를 인정하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미 영화로도 나온 만큼 원작에서 그리는 의식의 흐름이 영상에서는 어떻게 처리를 했는지도 비교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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