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신의 아이 1~2 세트 – 전2권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사회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보면 어릴 적의 불우했던 가정환경이나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지 못한 울분을 쏟아버린 행동의 결과물로 나타나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나 자신에 대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의 표출은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를 만드는 만큼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존재가 없던 아이가 있다.
머리 나쁜 두 부모의 무분별한 행동의 결과물로 태어난 아이는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은 채 아버지의 얼굴도 모른 채 엄마의 학대와 냉대를 받으며 자라게 된다.
14살 되던 해 다른 남자의 학대를 피해 집을 가출, 우연히 공원에서 만난 지적 장애를 가진 미노루를 만나게 되면서 둘은 공생의 길을 걷는다.
호적이 없었기에 미노루의 호적을 자신의 것으로 이용하면서 살아가던 중 범죄를 이용해 불평등한 사회를 평등한 사회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진 무로이의 수하에 들어가게 된다.
한번 본 것은 사진처럼 뇌 속에 찍혀 기억을 간직하는 능력을 가진 아이의 능력을 눈여겨본 무로이는 그를 자신의 어두운 사업에 끌어들이게 되고 소년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준 그를 ‘신’이라 생각하게 된다.
자신 또한 그로부터 선택받은 ‘신의 아이’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어둠의 세계에서 미노루란 존재는 필요 없는 사람, 그를 구하려다 소년원에 가게 된 소년은 그곳에서 비로소 마치다 히로시란 이름을 갖게 된다.
이후 그의 인생에 대한 우여곡절은 시종 독자들로 하여금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설정 때문에 좀체 책을 놓을 수가 없게 한다.
부모와 사회로부터 냉대를 받은 자신을 인정해 준 무로이란 사람에 대한 충성은 소년원 탈출과 대학생활 그를 좀 더 사회인으로서 부대끼며 살아가길 바랐던 교도관의 행동으로 후견인 집에서 생활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점차 변해가게 되고 그런 가운데 자신의 수하로 끌어들이려는 무로이의 계획은 점점 집요하게 다가온다.
전 작품인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의 내용도 그렇지만 저자가 그리는 세계는 허구의 세계가 아닌 현재 우리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사회적인 불합리성과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냉대, 모멸들을 통해 같은 인간으로서 공생의 길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의 이기심들을 들추어낸다.
마치다란 인물의 설정은 마치 서번트 증후군과 공감 능력이 결여된 아스퍼거 증후군을 동시에 갖고 있는 주인공이란 탄생을 통해 저자는 사회파 추리 소설의 형식을 취하면서 동시에 그가 어떻게 주위 사람들을 걱정하고 같이 살아가려는 노력을 보이는지에 대한 과정들이 성장 소설로도 읽기에 충분하단 생각이 든다.
행복이란 무엇인지, 자신의 행복조차도 몰랐던 그가 비로소 행복의 진정한 느낌과 함께 주위 사람들의 시선과 염려를 느끼는 행동들, 그리고 자신이 가진 것을 빼앗아 가버림으로써 자신에게 돌아올 것을 회유하는 무로이의 인생 방향을 함께 비교해 읽는 것을 통해 전혀 다른 색깔을 지닌 인생의 단면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인간은 결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 미노루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행동들을 통해 조금씩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려는 마치다의 행동들은 저자만이 그릴 수 있는 따뜻함을 느끼며 읽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진정한 삶에 대한 목적과 의식을 느끼며 서서히 변모해 가는 마치다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 책이다.
***** 제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소중한 사람을 결코 행복하게 할 수 없다고 말하더군요. 게다가 행복해지지 않으면 제가 범한 죄의 아픔을 진정으로 느낄 수가 없다고도 말입니다.”-제2권 p 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