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20년 8월 4일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떡복이당신의 떡볶이로부터 – 떡볶이 소설집
김동식 외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한국인이 가장 애정 하는 분식은 무엇일까?

 

아마도 떡볶이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순대, 튀김과 함께 떡볶이의 국물에 푹 찍어 먹는 맛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맛인데, 방송을 보더라도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고 경험하는 장면 중 분식 분야에서 가장 원톱으로 뽑힐 것이란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떡볶이 하면 학창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야간 자율학습, 일명 야자 시간이 돌아오면 학교 급식 식당에서 먹는 국수 종류도 좋았지만 뭣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교문을 나가면 바로 눈에 들어오는 분식집이었다.

 

야자 시간이 주는 유일한 숨통이자 자유시간이었던 그 시간은 선생님들이 교문 바깥출입을 허락해 주셨기에 가능하기도 했지만 각기 다른 분식집 떡볶이를 먹던 기억은 지금도 잊히질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같은 주제인 떡볶이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 책은 각 지방에 분포된 유명 떡볶이 집을 탐방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때론 유머를 느끼게 하는 첫 이야기부터 (유쾌한 반전), 저자들 나름대로 추구해온 느낌이랄까, 성향이랄까, 자신 있는 글의 향연은 이렇게도 글이 달라질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하나의 주제로 모아진 이야기들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통해 때론 공감과 아픔을, 때론 역사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현실적인 인생을 먼저 살아온 선배의 이야기를 통한 따뜻한 위로를 받게 한다.

 

원래 떡볶이는 궁중 떡볶이의 맛이 우리나라의 오랜 맛이라고 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점차 매운맛이 가미해지고 어묵이 들어가면서 국물 맛을 어떤 것을 사용하느냐, 양념 비율을 어떻게 넣느냐에 따른 고유의 맛집이 생겨나고 그럼으로써 노래 가사에도 나오는 ~신당동… 집 하는 식으로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는 흐름이 떡볶이의 역사를 들려주는 듯하는데, 바로 이 책에서 보인 내용들도 이런 느낌을 받게 했다.

 

담백한 떡볶이를 연상시키는 이야기도 있었고 어처구니없이 당해야만 했던 이야기, 너무 밍밍하거나 엄청 매웠던 기억을 상기시키는 듯한 이야기도 있었으며, 묵직한 사골 국물의 맛이 느껴진 떡볶이의 다른 맛, 잔잔한 뒷 맛을 느끼게 하는 맛까지…

 

다양한 맛을 책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10명의 작가들이 준비한 떡볶이 맛을 느껴볼 것을 권한다.

 

눈물, 콧물, 시원함, 유쾌함, 아픈 맛, 복수의 맛, 추억이 담긴 맛, 각자 취향에 맞는 떡볶이를 맛보는 재미는 더 이상 없을 듯하므로~~~

                                                                                                                                

스틸 키스

스티키스

스틸 키스 링컨 라임 시리즈 12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링컨 라임 시리즈 12가 돌아왔다.

 

전작에서도 보인 색스와 링컨의 콤비 조합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연인이자 같은 수사를 함께하는 사람들의 조합이란 멋진 설정은 이번에도 여지없는 스릴의 맛을 추구한다.

 

망치란 둔기로 머리를 맞고 사망한 사람의 용의자를 쫓던 색스는 우연히도 용의자 비슷한 사람을 보게 되면서 그의 뒤를 쫓아 따라간다.

 

스타벅스에 들어간 용의자를 두고 그에게 다가서려 한 순간, 다른 백화점에서 비명이 들린다.

한 남자가 엘리베이터의 패널이 갑자기 열리면서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 것-

 

용의자를 추적하느냐, 시민을 살려야 하느냐에 대한 기로에 섰던 색스는 우선 시민을 구하러 가게 되고 용의자는 그 순간을 틈타 유유히 사라진다.

 

이야기의 흐름은 용의자의 시선으로 색스를 좇는 부분과 색스와 이 사건의 연관성을 통해 일하다 함께 사건에 뛰어들게 된 링컨의 조합으로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사건 수사과정 중 사지마비 장애자가 된 링컨이란 이름으로 표방된 시리즈물은 시대의 흐름을 빨리 캐치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다양한 범인들의 등장을 통한 수사의 이야기들은 이번엔 사물인터넷(IoT) 서버를 이용한 해킹을 통한 원격 살인이란 설정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어떤 관심 있는 분야를 보고 나면 그 이후 그와 비슷하거나 연관된 정보의 알림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정보 동의를 통한 데이터 마이닝이란 것을 이용한 소비욕구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솔직히 이런 안내를 접할 때면 나의 개인정보 신상이 어디선가 쉽게 통용되고 있다 라는 의혹과 함께 기분이 좋지는 않다.

 

저자는 바로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한 생활 곳곳에 스며든 전자제품, 엘리베이터, 전기를 이용한 각종 기구들, 생활권 범주에서 도저히 쉽게 뿌리칠 수 없는 편리함 앞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스릴과 추리란 장르를 이용해 드러낸다.

 

 

**** 문제는 사회다. 그들은 소비하고, 소비하고, 소비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한다. 우리는 물건을 수집하고, 물건을 수집하는 데 집중한다. 달리 말해 저녁식사는 사람을 위한 것이 ‘되어야만’ 하고, 가족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모여서 소통하는 자리여야 한다. 최고의 오븐, 최고의 만능 조리기구, 최고의 블렌더, 최고의 커피메이커를 뽐내는 자리가 아니다. 우리는 이런 물건들에 집중한다, 친구가 아니라!! 가족이 아니라. –    p.562

 

 

 

스릴이 주는 범인의 정체에 대해 이미 범인이 누구란 것을 알고 시작하는 전개 뒤에 감춰진 또 다른 반전의 맛은 역시 제프리 디버만이 가진 맛깔난 장면이기도 하지만, 이번 작품은 이런 다른 희생자를 내세움으로써 다른 무해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가는 과정, 법 안에서 힘없는 사람들의 억울함 표출이 어떻게 그릇된 방향으로 제3의 다른 전개방향으로 이어지는지를 가감 없이 드러내 보인다.

 

색스와 링컨을 위시한 주위 인물들의 조합도 원팀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게 한 작품, 차후 저자의 다른 스릴은 어떤 내용을 그려나갈지 기다려진다.

책 좀 빌려줄래?

책좀빌려줘  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웬만하면 나의 손에 들어온 물건들은 타인에게 빌려주질 않는다.

깊이 생각하고 더 이상 읽지 않는 책이란 생각이 들게 되면 그때서야 그냥 주거나 읽은 후 정말 좋다 하는 책이란 생각이 들면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로 사주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마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분들도 있을 텐데, 저자도 이런 비슷한 생각들을 하고 있지 않을까?

 

현직 치과의사이자 책 컬렉터,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책에 대한 생각을 카툰 에세이 형식으로 그려낸 책이다.

 

첫 문장부터 공감을 사게 되는 것, 이후부터 눈은 더욱 호강을 한다.

 

책을 소유한 사람들의 책장을 보면서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는 말, 과연 나는 어떤 책들을 소장하고 있는가를 둘러보게 만든다.

 

책장 정리법도 하나의 알찬 정보 보너스!

 

아무래도 나가 갖고 있는 관심분야부터 책을 소장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책장에 꽂힌 책들의 종류를 통해 저자가 느끼는 타인과의 공감대 형성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책은 어떤 장소에서 읽느냐란 부분을 볼 때는 웃음이 빵 터졌다.

나도 이런 부류 중 하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는 책이란 것을 통해 위안과 공감을 받고, 책을 통해 또 다른 간접 세계를 이어간다는 공통분모를 느끼는 덕후들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분 좋게 느껴진다.

 

 

책1

책2

 

책을 정말 사랑하고 좋아하는 저자의 세밀한 관찰력이 담긴 내용들은 그림 에세이란 가볍고도 유쾌한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이 그대로 녹아든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발한 카툰을 통한 따뜻한 책에 대한 이야기, 여러분들은 과연 어떤 책들을 소장하고 좋아하며 나만의 독서를 이어가고 있는지요?

 

 

책3

본격 한중일 세계사 8

본격한중일  본격 한중일 세계사 8 – 막부의 멸망과 무진전쟁 본격 한중일 세계사 8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굽시니스트의 본격 한중일 세계사 편인 일본에 대한 책이 출간됐다.

그동안 꾸준히 우리나라의 역사와 함께 당시  다른 나라, 특히 한중일에 대한 관계를 쉽고도 재밌게 그려온 저자에 대한 기대감은 이번에도 쉽게 습득할 수 있는 이점을 지니게 한다.

 

일본의 막강했던 막부의 시대가 점차 쇠퇴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게 된 상황과 새로운 시대를 향한 다른 신흥 부활 세력 간의 이야기들은 어느 나라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도쿠가와막부의 오랜 정권 집권이 이어져온 일본은 마지막 도쿠가와막부의 주인공인 도쿠가와 요시노부의 쇼군 즉위, 이어서 메이지 천황의 등극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된다.

 

새롭게 신흥세력으로 등장한 웅번들의 위협과 서강 열강들의 개항을 요구하는 압박 속에 이를 타개하고자  ‘대정 봉환’이란 것을 내놓게 되지만 요시노부의 뜻대로 막부의 실권은 이어지지 않게 된다.

 

 

한중일1

 

왕정복고를 외치는 유신세력들, 일본의 내전의 막바지 피비린내 나는 무진 전쟁은 일본의 막부의 오랜 봉건체제의 몰락을 가져오게 되고 이후부터 신흥세력의 주도하에 서구의 열강 세력들과의 교류, 근대화란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된다.

 

어느 시대나 난세에 영웅들이 나타나고 국난을 타개한다는 이야기들은 많은 참고 자료들을 통해서 알게 되지만 일본의 독특한 막부 체제가 어떻게 몰락하고 뒤를 이어 메이지 유신이란 시대를 열면서 비로소 새로운 체제의 골자를 갖춘 근대국가로써 발돋움을 하게 됐는지의 여정은 흥미진진하다.

 

 

한중일2

 

일본의 막부란 체제 아래 서로가 권력을 놓지 않으려 한 모습들,  내전이란 것을 거치면서 권력의 이양 체제의 다변화, 이를 극복하고 왕정복고란 이름 아래 새로운 근대화로 변화되는 과도기를 그린 내용은 같은 시대를 함께 한 다른 나라들과도 비교해 볼 수 있는 책이라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