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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노트

악어노트

악어 노트 – 움직씨 퀴어 문학선
구묘진 지음, 방철환 옮김 / 움직씨 / 2019년 5월

요즘 퀴어 문학이나 영화들이 많이 출간되거나  상영이 되곤 한다.

 

종교적인 차원에서 바라보는 동성애나 사회적인 인식들 사이에서 동성애라는 주제는 여전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이 책은 대만 문학의 모던 클래식이자 대담한 작가라고 알려진 구묘진의 장편소설이다.

 

그동안 대만 소설들 중에서 이렇게 퀴어 문학을 대한 적이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저자의 실제 자서전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읽은 이 책은 퀴어라는 범주에 머물기보다는 보다 넓은 차원에서의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를 생각해보게 한다.

 

내용들은 단순하다.

주인공 라즈는 자신의 일기를 통해 마음 상태를 적어놓는데, 자신 스스로를 악어로 규정한다.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악어는 태어날 당시 환경 수온에 따라서 수컷이 될 수도 있고 암컷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때문에 여기서 말하는 악어라고 자칭 칭하는 라즈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사회규범적으로 정해진 틀 안에서 결코 화합하지 못한 자신의 성 혼란 때문에 오는 저항했던 날들을 일기라는 형식을 통해 그려낸다.

 

라즈는 같은 여성을 사랑하지만 그녀를 밀어내면서도 가슴 아파하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타고난 성 정체성으로 인해 성소수자가 겪는 차별적인 편견을 냉소적으로 비판한다.

 

– “이렇게 생겨 먹은 것이 나란 사람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보이는 한 여자는 세상 사람들의 눈에 비친 한 사람의 환영이며,

 이 환영은 그들의 범주에 든다. 하지만 나만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들여다보면

그리스 신화 속의 반인반마 괴물이다.”

 

만약 정말 그렇고 싶진 않았지만 타고난 성 정체성이 그러하다면, 그래서 결국 사회가 인정하는 범주 안에서 살아가기가 힘들다면, 억지춘향식으로 맞춰진 규율 안에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고 살아가야만 한다면 인공 리즈처럼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가야만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의 내용은 라즈 본인 자신의 이야기 외에도 다른 커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고 이는 연결된 형식이 아닌 드물게 붙여서 이어지는 형식처럼 보이기도 해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인공이 그러한 사회의 갇힌 자신의 마음을 절망, 때론 슬픔을, 고독을 통해 드러낸 부분들은 오히려 스스로 자신을 혐오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  “사람이 받는 가장 큰 고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잘못된 대우에서 오는 것이다.” -p 74

 

그래서였을까?

26살의 짧은 생을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함으로써 마감한 그녀의 삶이 라즈라는 분신을 통해 더욱더 안타깝게 그려보게 된 책이다.

 

동성애에 대한 혐오, 이분법적으로 구분 지어진 성별, 자본주의, 가부장제에 대한 솔직하고도 대담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젠더 바이너리 문학의 화제작이요, 대만에서 동성혼 허용을 법으로 통과하게 한 작품이란 점에서 의미를 두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징구

징구징구 – 로마의 열병 / 다른 두 사람 / 에이프릴 샤워 얼리퍼플오키드 2
이디스 워튼 지음, 이리나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19년 7월

‘순수의 시대’의 저자로 알려진 이디스 워튼의 단편집을 접했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 떠오른 생각은 징구? 중국의 어떤 한 장소를 말하는 것인가?

사람 이름인가? 아니면 어떤 특이한 조합의 단어를 뜻하나?

 

 

하지만 모두 땡!

독자들이 허를 이리도 찌른 소설의 제목을 취한 저자의 센스에 박수를 친다.

 

 

 

어떻게 보면 장편보다는 단편이 훨씬 쓰기가 어렵다고 생각되기도 하는데 저자의 글은 읽으면서도 여전히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매끄러운 일침, 실상을 드러내 놓고 싶어도 사회 속에 묵인 시 되어 온 여성들의 허상과 허망, 욕구의 불만 표출조차도 표현해내지 못하는 모습들을 맛깔스럽게 그려놓았다.

 

총 4편의 단편들은 모두 저마다의 개성 있는 여성들을 등장시킴으로써 당시 시대상에 흐르고 있는 보편적인 여성에 대한 시각, 여성을 바라보는 견해와 관점들이 다양하게 묘사되고 있다.

 

책 제목이기도 한 ‘징구’ –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벨린저 부인, 음~ 아마도 현대에 태어났더라면 영화 관람조차도 혼자서는 못할 위인(?),  아무튼 그녀는 런치 클럽이란 독서모임을 만들고 그곳에 모임에 동참하는 여인들과 함께 독서 토론을 이끌어나가는 사람이다.

그곳에는 로비 부인처럼 솔직하게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는 만큼 오히려 로비 부인은 그 모임에서 되려 아무것도 모르는 수준 이하를 갖춘 여인으로 인식한다.

 

어느 날 유명 저자인 오즈릭 데인이 방문하게 되고 그때 작가조차도 성의 없는 태도와 물음과 답변을 이어가는데 작가가 질문을 하게 된다.

당신네 클럽에서는 어떤 심리학을 공부했느냐? 였는데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로비 부인이 징구를 가지고 주제를 삼게 된다.

 

아무도 징구에 대해 처음 들어봤다거나 어떤 내용이냐는 물음조차도 하지 못한 채 서로 눈치를 보며 당연히 알고 있다는 듯이 얼렁뚱땅 맞춰주는 시추에이션을 통해 인간들의 본질, 허식과 조롱의 대상에 대한 얄팍한 수준, 그럼으로써 결국 모두가 로비 부인에게 당했다는 결정타는 웃음과 함께 저자의 톡 쏘는 듯한 상쾌함마저 준다.

 

두 번째 이야기인 로마의 열병은 뜻밖의 결말을 읽은 후에 서늘함이라고 해야 할까?

같은 여인으로서 한때는 친한 듯했지만 시간이 흘러 무덤덤해진 두 여인이 딸들과 함께 로마로 여행을 오면서 우연히 마주치고 각자가 상대를 바라보는 생각들이 대화를 통해 과거의 일들이 재조명되는 이야기다.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벌였던 과거의 일들은 독자들도 생각지 못했던 결말의 결정타 대사를 통해 두 여인들도 결국은 상처를 받았고, 심리 스릴처럼 읽힌 내용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세 번의 결혼을 통해 전 남편 둘과 현재의 남편을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춰가는 여인의 노련미, 세 번째 남편이 말했던 “아내는 오랜 신발처럼 쉬웠다. 수없이 많은 발이 심어서 편해진 신발.” 무슨 말인가 싶으실 거예요”라고 했던 의미가 남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이야기다.

 

어찌 보면 그 시대상으로 비춰볼 때 상당히 자신의 의지가 뚜렷했던 여인이 아닐까 하는, 자신의 인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루어 나간다는 생각이 강한 여인처럼 비침과 동시에 특히 역자 님이 말씀하신 진화적인 관점에서 본 글들이 인상적이었다.

 

네 번째 에이프릴 샤워는 귀엽고도 안쓰럽고 그러면서도 따뜻한 미소를 짓게 하는 내용이다.

17살의 네오도라는 집안일, 동생 돌봄까지 하면서 자신만의 글을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는 것으로 소설가로서의 꿈을 꾸는 소녀 이야기다.

결코 쉽게만 이뤄지지 않는 소설가로서의 당선이 아쉽게도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족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되는 진행이 인상적이었다.

 

저자의 태어난 가정의 분위기상 당시 상류층에 속하기 때문에 글을 통해서 읽는 느낌도 자신이 직접 겪어보고 느껴온 세계를 제대로 그려낸 것이 아닌가 싶다.

 

여성으로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시대의 분위기가 몰고 온  여성에 대한 인식, 더 나아가 허위와 그릇된 비판의 자세, 사회적인 분위기와 억압이 여성들을 어떻게 옥죄고 숨죽이고 있는지를 제대로 보인 작품들이 아닌가 싶다.

 

짧은 글 속에 담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통해 오늘날의 여성들 모습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지혜의 서

지혜의서지혜의 서 (스페셜 에디션) – 영혼의 순례자 칼릴 지브란
칼릴 지브란 지음, 로렌스 알마-타데마 그림, 강주헌 옮김 / 아테네 / 2019년 7월

‘예언자”라는 책의 저자로 이미 유명한 저자의 새 글을 접한다.

 

20세기 단테라는 칭호를 받는 사람, 레바논 태생인 칼릴 지브란은 어린 시절 자신의 고국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이민, 그곳에서 공부하다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함께 그림을 그리며 여행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에 대한 다양한 명칭은 그가 활동했던 그림, 글들을 통해 지금까지도 전해져 오고 있다.

 

이 책은 그의 제자인 알무타다라는 사람이 지브란이 죽으면서 남긴 말씀을 연구하여 편지 형식의 책으로 만든 것이다.

 

요즘 말로 하면 명상에 잠기기 좋은 말들이 수록되어 있는 이 책은 우선 책 사이즈가 무척 아담하다.

한 손에 쏙 들어갈 만큼의 크기는 유명 화가의 삽화가 곁들여져서 고전의 책을 보는 듯한 느낌과 함께 한 구절 한 구절 읽을 때마다 절로 많은 공감을 일으키는 책이다.

 

즉 인생에서 살아가는 의미, 명상, 결혼, 사랑과 평등, 이성과 지식들 다양한 소재를 주제로 삼고 있는 글귀들은 그가 오랜 시간 동안 탐구하며 터득한 진리를 깨닫게 해 준다.

 

살아가다 보면 많은 고민과 이해타산, 그리고 관계라는 속에서 힘겨움을 느낄 때가 있는데 이 책은  좀 더 나은 시각과 관점을 가질 기회를 주기도 한다.

 

많은 글귀가 들어있는 문장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좀 더 함축된 의미가 들어있다는 느낌도 받게 되고 그중에서 여러 글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람의 종류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의 여러 부류 중에 어제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말_

 

과거에 집착하는 나머지 미래의 보다 나은 설계를 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예언자와 같은 20편의 삶의 지혜를 성찰 깊고 뜻있게 담은 곳곳의 구절들은 여전히 심금을 울리게 한다.

 

 

특히 종교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이미 시대를 뛰어넘은 그가 가진 혜안이라고 할까? 결국 모든 종교의 뿌리는 같은 곳에서 나왔음을, 방식과 설교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종교가 지향하는 바는 같은 곳으로 향한다는 그의 지침이 시간은 흘렀어도 그가 전하는 말은 유효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좋은 글귀들,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차분히 들어다 보면 좋을 책이다.

세기와 세상을 풍미한 사기꾼들

사기꾼

세기와 세상을 풍미한 사기꾼들
이윤호 지음 / 박영스토리 / 2019년 7월

순박한 것인지 순진한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세상의 일이란 것이 이 책을 통해서 읽다 보면 이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사기꾼들은 겉으로 나는 사기꾼이다~라는 표시를 하진 않지만 이 책 등장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속임수들이나 그 속임수에 깜빡하고 넘어가 자신의 이미지와 명성에 먹칠을 당하는 사람들의 관계를 읽노라면 세상사는 참으로 정말 요지경이란 말이 생각난다.

 

천부적인 두뇌가 뛰어난 사람들이 저지른 사기도 있지만 꾸준한 노력(?)의 끝에 세상 사람들을 속이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 모습까지를 엿보게 되면 사기꾼도 그냥 되는 것도 아닌가 싶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지금이야 파리의 명물이 됐지만 한때는 쓸모없는 고철덩어리로 생각됐던 에펠탑을 팔아넘긴 빅토르 뤼스티그, <catch me if you can>의 실제 주인공의 사기행각,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 유유히 교도소를 제집 드나들듯했던 사기꾼, 다단계의 시초로 알려긴 폰지 사기의 원조인 찰스 폰지의 이야기는 지금 읽어도 정말 이렇게 속아 넘어갈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된다.

 

설마 하니 그렇기야 하겠어?라는 무의식 속에 감춰진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든 사기꾼들의 이야기들은  전 세계적인 경제 딜레마에 빠지게 만들었던 미국의 사기꾼 버나드 매도프, 백스트리트 보이즈를 세계적으로 키워낸 사기꾼의 이야기, 립싱크로 인해 하루아침에 스타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가수들의 이야기까지 사기꾼들의 다양한 수법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책 속에는 이밖에도 역사적인 배경을 이용한 러시아 마지막 황제의 딸이라고 주장했던 여인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종횡무진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다.

 

알고 나면 결코 손해보지 않을 일들이 이렇듯 비일비재 허무맹랑하게 사기꾼들에게 당한 이야기를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속이려 들면 정말 한순간에 깜박하고 당할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느낌이 많이 들게 한 책이다.

 

특히 원초적인 욕망과 부에 대한 환상들,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닌 한순간의 투자심리로 한몫을 챙겨보려는 인간들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한 그들의 빈틈없는 전략은 어쩌면 당연하게 당할 수밖에 없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다양한 사기꾼들의 인생살이와 종말들을 다룬 책답게 주제별로 구분해 다뤘기 때문에 각 파트별로 특징적인 재미를 준 책이다.

                                                                                                                                

기도의 막이 내릴 때

기도의 막이

기도의 막이 내릴 때 (저자 사인 인쇄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8월

얼마 전 읽은 가가 형사 시리즈 중 하나인 ‘붉은 손가락’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작품이다.

여러 출판사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이 워낙 많이 나온 탓에 올해는 유난히 자주 접하게 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특히 가가 형사 시리즈를 연이어 읽는다는 것도 인연이면 인연이겠지 싶은 내 마음대로의 해석(?)에 덧입어 마지막 시리즈라고 하는 이 책을 집어 들었다.

 

33년 간의 집필 과정 속에 태어나고 이제는 무대를 떠나는 가가 형사의 시리즈인지라 제목 자체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고  읽으면서 작가만의 따뜻한 시선이라고 해야 할까? 독자로서 가가 형사에 대한 연민마저 느끼게 한다.

 

마야모토 야스요란 여인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점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우연히 직원으로 받아들인 다지마 유리코란 여인에 대한 회상이다.

 

성실하면서도 좀체 자신의 개인사를 내비치지 않았던 여인, 그런 그녀가 와타베란 남성과 가깝게 지내는 듯하더니 어느 날 홀로 죽어있는 채로 발견이 된다.

시신 수습을 진행하던 마야모토는 어렵게 와타베와 연락이 되지만 그는 유리코의 아들 연락처만 알려준 채 종적을 감춘다.

 

죽은 그녀의 아들은 가가 형사, 그 후 10년이 흐른 후 한 여인의 시체가 발견이 되면서 보통의 살인사건처럼 보였던 전개는 죽은 그녀의 뒤를 이어 가까운  곳에 있는 노숙자 움막에 불탄 시신까지 연결이 되면서 사건은 가가 형사의 어머니, 죽은 두 남녀의 관계를 두고 사건의 연결고리를  밝히려는 진행을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부모의 마음을 자식이 어찌 다 알 수 있을까? 하는 것을 생각해보는 책이었다.

남모를 가정사란 것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지 못하고 살아가야만 했던 사람, 그 사람의 자식 된 입장에서 벌어진 성장사는 책을 통해 이미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안타까움과 자신의 의지와는 상반된 어떤 커다란 결과물 앞에서 희생한 부모의 마음들이 아프게 다가온다.

 

가가 형사 시리즈 마지막을 끝내게 되면서 작가는 가가 형사에게 나름대로 그동안에 마음속에 간직했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내지는 왜 자신들을 두고 집을 떠나야만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이번에 모든 것을 드러내 놓음으로써 완결을 지으려 했던 것 같다.

 

냉철한 이미지의 형사 시리즈도 좋지만 가가 형사처럼 인간적인 내면에 감춰진 인간성을 통해 사건을 풀이해가는 형식도 좋았던 책, 그렇기에 사건의 해결 과정 또한 남다르게 다가온다.

 

 

어쩔 수없이 비밀에 쌓여 살아가야 했던 그들, 한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남은 사람들의 고통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라는 식의 인생 이야기는 범인임에도 결코 미워할 수만은 없게 한다.

 

이제 어머니에 대한 모든 것을 뒤로하고 앞으로는 좀 더 나은 마음 편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가가 형사 시리즈~

독자들의 뜻을 알았을까?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감성으로 대미의 장식을 마무리한 책이다.

                                                                                                                                

썸씽 인 더 워터

 

썸싱인어워터

썸씽 인 더 워터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타인의 눈에 비쳐도 완벽한 커플로 보인 두 사람에게 어떤 진실과 거짓이 감춰져 있을 수 있을까?

 

때론 겉으로 보인 것만이 다가 아니란 말이 있듯이 두 사람의 결합 뒤에 몰려온 파도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생각해보는 책이다.

 

어바웃 타임의 출현했던 여배우 캐서린 스테드먼의 첫 작품이라고 한다.

리즈 워터스푼이 이미 영화로 만들기로 했다는 소식과 함께 다루어지는 내용들은 이 여름에 즐길수 있는 내용이란 생각이 든다.

 

첫 장면은 한 여인이 숲 속에서 시체를 파묻고 있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녀의 이름은 에린, 파묻고 있는 시체는 다름 아닌 자신의 남편 마크다.

왜 그녀는 자신의 남편을 묻어야만 했을까?로 시작되는 의문점은 그녀의 지난 회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눈에 반한 두 사람, 은행가인 마크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촉망받는 에린은 남들이 그렇듯 열렬한 사랑과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

이 시기는 마크가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던 시점이라 경제적인 형편을 걱정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보라보라 섬에서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신혼여행을 즐기기로 한다.

 

스카이 다이빙을 즐기는 마크의 권유로 바닷속으로 들어간 에린-

그런데 그곳에서 정체불명의 비행기를 발견하게 되고 돈가방과 USB, 다이아몬드, 권총, 휴대전화기를 가져오게 된다.

 

이후 두 사람만의 철저한 비밀유지와 돈을 안전하게 차지하기 위해 그들이 벌인 방법들은 흔히 말하는 돈세탁의 개념과 맞물려 진행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다이아몬드 처리과정에서 서서히 알 수 없는 미지의 일들이 그들 주위에서 일어나게 되는데…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만은, 이 책에서 보인 두 남녀의 행동실천들은 이미 영화를 통해서도 볼 수 있는 절차를 보인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인지, 읽으면서 여기서 이 정도면 모든 것을 뒤로하고 더 이상의 다른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읽게 되는데, 에린의 행동은 마크의 충고에도 멈추지 않는 데서 진행이 된다는 것이 안타깝게 여겨졌다.

 

더군다나 물욕을 앞에 두고  비밀들이 드러나는 반전의 맛은 사랑이란 이름 앞에 믿음이란 단어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여기에 덧붙여 그녀가 맡은 작업의 일환인   출소를 앞둔 교도소 수감자들의 이야기도 함께 진행이 되면서 묘한 분위기의  맛을 느끼게 해 준다.

 

물속 깊은 곳의 그들을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아니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던 백을 집어 들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을까? 아니면 두 사람 간의 진실된 마음과 감춰진 본능의 욕심 때문에 결국 혼자가 된 그녀 에린은 행복한 남은 생을 살게 될까? 에 대한 궁금증이 훨씬 커지는 이야기였다.

 

영화로 만난다면 에린의 감정의 동선이 어떻게 그려질지, 원작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직지 1.2

짖지[세트] 직지 1~2 세트 – 전2권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역사의 한 부분을 작가의 상상과 자료수집을 통해  뚝심 있게 작품을 그려내고 있는 작가 중의 한 분인 김진명 님의 신작이다.

 

제목부터 처음 들었을 때 이미 고인이 되신 고 박병선 박사가 떠올랐다.

프랑스에서  살면서 직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자 애를 쓰셨던 것으로 기억하는 그분을 떠올리며 이 책에서 다룬 직지와 구텐베르크와의 연결점은 무엇인지가 궁금했다.

 

인류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세계 4대 발명품이란 무엇을 말하는지  많이 듣고 외우고 컸다.

그 가운데 종이의 발견과 함께 인류의 전체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인쇄에 대한 첫 발은 어디일까?

 

익히 알다시피 서양의 구텐베르크가 활자 인쇄의 획기적인 부분의 문을 열면서 인류의 활자시대는 일부 고위층의 독식이 아닌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는 범위로 확대를 이뤄냈다.

 

이 책은 구텐베르크가 이룬 인쇄의 첫발을 어디서부터 이어왔는지를 밝히는 여정과 이미 구텐베르크 이전에 직지가 서양에 소개되면서 이를 받아들인 구텐베르크에 의해 발전된 것의 연결고리를 밝히는 과정이 추리와 역사를 접목한 부분으로 이끈다.

 

은퇴한 대학교수가 참혹한 모습으로 발견이 된다.

한국에서는 볼 수없었던 모습으로 죽은 교수의 죽음을 둘러싸고 경찰들조차 혀를 내두르는데, 일간지 기자인 김기연이 여기에 의문을 품고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죽은 형태로 볼 때 서양의 전통적인 의식의 절차처럼 보이거나 종교적인 어떤 결의에 의해 다루어졌다고도 생각되는 부분에 이르고, 죽은 교수의 차량 내비게이션을 조사하던 중 서원대학교와 그곳에서 근무하는 김정진 교수를 알게 된다.

 

김정진 교수는 직지 알리기 운동을 널리 알리는데 노력을 하는 사람이었고 그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뿌리가 우리의 ‘직지’라는 것을 밝혀내기 위한 증거를 찾던 중 죽은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한 부분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책의 흐름은 처음에 단순한 살인사건처럼 보인 시작이 직지의 뿌리와 그 직지가 서양으로 어떻게 건너가 구텐베르크에까지 가게 되었는지의 여정을 작가의 상상력과 실제 역사적인 부분들의 잘 어우러진 호흡으로 몰입을 높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나 지금이나 소수의 권력층들의 자신들만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여러 가지 방해물을 도모하는 데는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세종대왕과 신미대사, 그들의 뜻에 부합되어 자신의 기술을 십분 발휘했던 기술자의 노력은  만민이 두루두루 모두 읽을 수 있고 쓸 수 있는 글자를 만든다는 사상에 모두 힘을 합심하여 이루려 했지만 고위 세력들의 방해로 인한 결과물은 여기서도 한글이 쉽게 세상에 나올 수 없었던 시련을 보인다.

 

저자의 상상력을 보태 여기서부터 서양에 건너간 카레나란 여인의 운명과 금속활자의 탄생은 1. 2부에 걸쳐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장면으로 이어진다.

 

서양 역시 필사를 하는 목적이 고위층인 교황과 성직자들의 우선권이었던 성경을 함부로 평민들에게 읽힐 수없게 하겠다는 방해와 맞물리면서 극적으로 치닫는 과정이 우리나라 한글 창제 부분과 비교할 때 비슷한 부분이 있음을 느끼는 과정이 왠지 씁쓸한 감정이 들게 했다.

 

이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부터 한국 역사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인 저자의 작품들은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문제의식을 심어줌과 동시에 인류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활자 인쇄에 대한 첫 발을 우리나라가 이루었다는 자긍심, 더 나아가 백성들을 먼저 생각했던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의 탄생 부분들이 다시금 고마움을 느끼게 한 책이다.

 

서양의 역사와 우리나라의 역사를 함께 동시대 속으로 들어가 함께 돌고도는 역사의 한 부분을 보는 시간을 마련해 준 책, 저자의 자료수집과 사실적인 조사들이 상상의 이야기와 맞물려 멋진 작품으로 탄생한 책이다.

프로방스에서의 25년

프로방스

프로방스에서의 25년
피터 메일 지음, 김지연 옮김 / M31 / 2019년 7월

외국인이 타국에서 적응하며 살아가기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일단 언어부터 시작해 문화와 생활양식이 다르다는 것 외에  같은 마을에 사는 이웃이란 존재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저자는 영국인이지만 프랑스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이미 고인이 된 지금 이 책이 마지막 유고작이 되었다고 하는데, 자신 스스로의 체험을 담은 프로방스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에세이다.

 

 

각 나라마다 국민성이라고 하는 특징이 있듯 영국인과 프랑스인의 국민성을 두고 얘기할 때 저마다의 독특한 것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사랑한 곳, 이곳 프랑스의 프로방스란 곳은 많이 들어본 지명이고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었을 그런 마을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처음 적응 시작부터 점차 마을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알아가는 따뜻한 심성과 온정들은 미소를 짓게 함과 동시에 때론 푸하하~ 를 연발하는 유머감각이 뛰어난 글로 인해 훈훈함을 느끼게 해 준다.

 

다혈질 기질을 가졌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운전수들 간의 주차자리 때문에 싸우는 풍경이 다반사인 곳이요, 비가 오는 일이 드문 날씨 좋은 곳인 이곳, 프로방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신체적인 풍부한 표현들 덕분에 독자들은 책 속에 담긴 프로방스 사람들의 뉘앙스를 조금이나마 이해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예술의 나라 프랑스, 그중에서 프로방스란 곳의 지방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 모든 것이 장. 단점이 있듯 이곳 또한 좋은 점과 그렇지 못한 점들이 공존하고 있지만 그럼으로써 더욱 인간미가 넘치는 그곳을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책이다.

 

퍼펙트 마더…완벽한 엄마라는 존재는 없다.

퍼펙트머드

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제목부터가 어떤 의미로 쓰였을까를 궁금하게 만든 책이다.

 

과거에 비하면 현대의 여성들의 사회 참여도는 월등히 많아지고 지위도 높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엄마란 입장에서 해야 할 일들은 변화된 것이 그다지 없는 듯하다.

 

워킹맘, 알파맘이란 용어가 생성되는 것만 봐도 현대 엄마들이 어떠한 짐을 지고 생활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서양도 같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모이는 모임이 있는 듯하다.

여기 책에 나오는 엄마들의 모임이 바로 그러한데 바로 5월에 출산한 엄마들의 모임인 5월 맘 모임이 그렇다.

 

뉴욕 브루클린의 온라인 모임에서 만난 이들은 점차 일주일에 두 번 유모차를 끌고 공원 버드나무에서 만남을 가지면서  그 만남 속에 여러 의견을 주고받게 된다.

 

하지만 여성들만이 경험할 수있는 임신과 출산이란 과정은 말로만 듣던 그대로의 순조로운 진행이 이어질 만큼 단순한 것은 아니다.

 

내 뱃속에 새로운 생명체가 자리를 잡고 세상에 처음 엄마, 아빠라는 자격을 실감하는 과정은 비단 남자들뿐만이 아닌 그 이상의 여성들의 고충을 대변한다.

 

이렇듯 여기에 모인 엄마들은 출산 후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현실을 자각하던 중 어느 날 온전히 자신들만의 시간을 갖자는 의견에 동의한다.

 

이들 중 싱글맘인 위니는 자신의 아이인 마이더스를 베이비시터에 맡기고 나오게 되고 모임 장소에서 만난 여인들은 잠시 엄마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숨통 트인 시간을 갖게 된다.

 

그런데 이 순간도 잠시, 위니의 아이 마이더스가 감쪽같이 실종되면서 이 실종사건은 사회의 비난을 받게 된다.

모임 장소에서 즐기는 모습을 통해 아이 엄마로서의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란 비난과 위니의 아이 실종 사건에 연관된 엄마들의 모임 인원중  프랜시, 넬, 그리고 콜레트는 그들 나름대로 아이의 행방을 찾기 위해 애를 쓴다.

 

책 속의 진행과정 속에 담긴 여인들의 심리들은 우리 사회의 엄마들이 갖고 있는 고민들을 대변한다.

 

좀 더 아이 옆에서 육아를 하고 싶지만 회사의 압력에 출산휴가마저 마치지 못하고 복귀해야만 하는 엄마, 남들의 가정은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는 듯 보이는 모습과 자신이 처한 경제적인 어려움과 아이의 건강에 대한 우려, 육아 책 속에 담긴 내용을 그대로 보이지 않는 아이 때문에 혹시 우리 아이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공포감, 위니의 심정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아이는 아니란 다행스러운 감정이 몰려오는 안도감들이 모두 적절하게 표현된다.

 

그녀들이 끝내 감추고 싶었던 과거의 비밀과 현재를 오고 가며 그리는 진행 과정 속에 위니가 한때 유명한 배우였단 사실이 드러나면서 취재에 경쟁이 붙은 방송가의 모습들은 아이의 유괴에 대한 내용과 함께 엄마란 모성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새삼 일깨워준다.

 

***** “이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지금은 모르겠지요. 아기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선물이랍니다.”

노부인이 사라지자 콜레트가 말했다.

“감동적이네요.”

 

“그렇게 생각해요?” 위니는 콜레트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그러면서 콜레트 뒤쪽에 있는 돌벽 너머 공원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왜 사람들은 임신한 여자가 어떤 축복을 받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 드는 걸까요? 왜 우리가 입는 손해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거죠?”     p.118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구절이다.

여전히 엄마란 존재에 대해 요구하는 사항이 많은 시대,  한 생명의 잉태부터 태어남과 그 아이가 자라서 한 인간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까지 부모란 존재의 의미, 여기엔 엄마란 이름의 존재는 완벽하려고 해도 완벽할 수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책이다.

 

잠시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자 한 그 순간이 이렇게 큰 사건으로 번질 줄은 몰랐겠지만 범인을 찾아 나서는 과정 속에 각자가 지닌 비밀이 드러나면서 그들이 겪는 심리적인 위축감과 고민을 그린 과정들이 동, 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책이다.

 

이미 영화화 확정됐다고 하는 만큼 책 속에 담긴 심리의 과정이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실연버스는 수수께끼

실연버스는 수수

실연버스는 수수께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김현화 옮김 / 직선과곡선 / 2019년 7월

제목부터가 익숙하지 않은 뭔가의 비밀들이 감춰진 느낌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세상의 모든 슬픔이란 슬픔의 종류를 저마다 간직한 사람들로 가득 찬 버스다.

 

망해가는  여행사 직원인 아마쿠사 류카로는 유일한 수입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상품의 투어를 만든 사람이다.

 

정작 자신 또한 버스투어의 심리 카운슬러인 고이즈미 고유키에게 실연당한 상태다.

그처럼 실연당한 가이드, 이별을 고한 카운슬러, 전직 날라리라는 소문을 가진 운전기사 마도카와 나머지 9명의 손님을 태우고 떠나는 여행은 어떻게 진행이 될까?

 

말 그대로 실연이란 제목을 달고 있기에 저 밑바닥 끝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버스에 오른 이들은 뜻밖에도 독자들에게 상황에 따른 유머와 가슴 아픈 사연들을 통해 울음을 삼키며 몰입을 하게 된다.

 

호텔이나 음식마저 실연을 당한 사람들의 심정을 대변하듯 여관이나 변변찮은 주먹밥 세 개라는 설정도 극한의 끝장을 통해 저마다의 상실을 극복해보려는 사람들을 만나보게 되는 책이다.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승객들의 사연들은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보통의 아픔들이 담겨있는데, 독자들은 이들의 상실을 통해 때론 같은 마음을 느끼면서 스스로도 위안과 위로를 받는 부분들이 들어있어 색다른 느낌마저 주는 책이다.

 

비록 실연이란 감정을 앞에 두고 출발했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을 극복하는 것 또 자신이 스스로 이겨나가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책-

 

기존의 저자의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이번 작품에 대해선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고 독자 스스로 사연을 지닌 손님들의 사정을 통해 따뜻한 위로를 받게 되지 않을까도 생각이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