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부가 돌아 가셨다

여든넷의  형부가  돌아 가셨다.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수명 보다는  조금  길게  살았다고  해도

사람의  마지막은  누구나   불쌍하고  안타깝다.

당뇨가  그다지  심한편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합병증이   한꺼번에

다  나타나서  입원하자 마자  중환자실로  가서  한달여만에

결국은  가셨다.

 

ㄱ구름13

 

영정 앞에  향 피우고  절하면서   가족으로  함께했던  60여년의 세월을

돌이켜  본다.

180에  가깝도록  큰 키에  인물이  훤했던  형부지만  중환자실에서

주렁주렁  호스를  메딜고   옷도 벗겨진채   누워서  아무리  불러봐도

기척도  없던   그 모습이  마지막……

 

평생을  교직에  계시면서  술도  안하고  농담도 할줄  모르고  오로지

점잖기만  했던  형부,   형부의  여동생들이  울면서  나한테  푸념하기를

“오빠는  운동만  했으면  좀더 살았을텐데   평생  언니만   부려먹고

자기는  몸을  안 움직여서…..”   했다.

당뇨관리는  식이요법과  운동인데  우리 형부는  그걸  절대로  안했다.

음식은  식성대로,   운동은 커녕  대문밖도  안 나가고,   사소한   일도

다  언니를  시켰다.   형부는  앉아서  신문을 보거나   TV 만 보거나

정말  아무것도  안 했다.

그렇지만   다른 면에서는   어느집  가장 보다도  더  가족을 사랑하고

아꼈던  분이다.

 

형부는  한줌의 재가 되어  고향  보성 득량의  선산  납골묘에

안치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조금씩  울다가   이제는   다

일상으로  돌아왔다.

 

사람의 삶,   참  허망하다.

남은 세월이  이제는  무서워 질려고  한다.   부모님  세대는  이제

다 가시고  형제들  순서가  되었다는것은  곧   나의  순서도

가까워졌다는  뜻이니까.

앞으로  남아  있을  나의 삶이  얼마일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정말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그간  염려를  해주셨던  이웃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12 Comments

  1. 북한산 78s

    2017년 8월 27일 at 3:07 오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람은 한번왔다가 한평생 살것같아도 언제가는 떠나는데
    평소에 살아갈때는 여유도 없이 아웅다웅 거리면서 떠나
    는것이 人生 인가 봅니다.

    • 데레사

      2017년 8월 27일 at 5:15 오후

      네. 그래서 그렇게 살지 않을려고 입으로는
      늘 말합니다만 실제는 아웅다웅이죠.

  2. 김수남

    2017년 8월 27일 at 9:04 오후

    언니! 제목을 보고 주일 예배드리러 갈 준비를 하다가 급히 달려 들어 왔습니다.언니의 마음이 어떠실지 그 표현대로 정말 남의 일 같지 않고 또한 저의 일로도 다가옵니다.이 땅에서의 유한한 삶을 우리가 다시금 인식하면서 매일매일을 더욱 사랑하며 감사하며 은혜안에 행복하게 살아 가야될 것을 깨닫고 배웁니다.형부가 떠나신 빈 자리가 가족 모든 분들께 특히 언니의 언니 분께 제일 크실텐데 모두 삶의 이 섭리를 잘 받아들이시고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기도합니다.형부께서 가정을 사랑하시며 성실하게 좋은 가장으로 사신 것의 열매가 남아 계신 분들을 통해 계속 아름답게 잘 이어져 가리라 믿습니다.언니도 늘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 데레사

      2017년 8월 28일 at 8:28 오전

      고맙습니다.
      가족들의 슬픔은 시간이 해결 할겁니다.

  3. 비풍초

    2017년 8월 27일 at 9:31 오후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렇습니다. 당뇨병은 관리만 잘하면 아닌사람보다 더 오래산다고 하더군요. 부지런하면 오래살고, 게으르면 일찍 죽고.. 그래서 부자병이라고 한다던가요… 제 선친께서도 천성이 몸 움직이는 거 싫어하시는지라.. 일흔다섯 못넘기고 당뇨합병증으로 돌아가셨는데요.. 가까이 지내던 지인께서는 아주 부지런하셔서 이달 초에 아흔에 돌아가셨네요.. 저도 게으른 성격인지라.. 당뇨 안오게 조심하고 있아옵니다.

    • 데레사

      2017년 8월 28일 at 8:30 오전

      고맙습니다.
      당뇨가 게으런 사람에게는 치명적이지만
      관리만 잘하면 괜찮은뎆 형부는 그걸
      못했어요.
      그래서 더 아쉬워요.

  4. 초아

    2017년 8월 28일 at 5:50 오전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한번은 가야하는 길이지만,
    이별은 늘 슬프지요.
    뭐라 위로를 드려야할지…
    이젠 우리일이기도 하지요.
    건강 조심하셔요.

    • 데레사

      2017년 8월 28일 at 8:31 오전

      고맙습니다.
      가는길은 다 외롭고 힘들고…
      건강관리 잘 해야지요.

  5. 산고수장

    2017년 8월 28일 at 10:04 오전

    며칠전에 애타게 염려하시더니…
    그 글을읽고 남의일로 여겨지지 않았는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건강 상하지마세요.

    • 데레사

      2017년 8월 28일 at 5:27 오후

      고맙습니다.
      정말 허무한게 사람의 일생인가 봐요.
      선생님도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6. 벤조

    2017년 8월 31일 at 11:39 오후

    그새 장례식 마치고 돌아오셨군요.
    힘 내세요!
    언니는 어떠세요?

    • 데레사

      2017년 9월 1일 at 1:33 오전

      언니는 울다가 그치다가 하면서 그럭저럭
      지내나 봐요.
      어느새 일주일이 지나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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