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언니는  올해  여든여섯,  나하고  일곱살  차이다.

작년에  형부를  먼저 보내고 나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 가 보았다.

먼 나라도  아니고  같은  땅이지만   광주라  멀다보니  쉽게 가지지가

않아서  별르다가   찾아 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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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긴 하지만  날씨가  맑아서   아들은  운전하고   조수석에  앉아서  경치

감상만  하고  가는  내게는  더없이  좋은  날씨다.     자동차 안이라

에어컨을  틀고  가니  더운줄도 모르겠고  맑은 하늘에  둥둥  떠있는

구름을  보는  마음이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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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아파트 화단에는  무궁화랑  백일홍이랑  부용이  피어 있다.

언니네  베란다는  이제 아무것도  없이  삭막하게 되어 버렸지만

1층에  사니까  화단의  꽃구경을  할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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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집은  너무  덥다.   멀쩡한  에어컨을  구식이라고  뜯어 놓고는

신형을  주문했는데  아직  설치를  안 해 준다고  투덜투덜이다.

설치하러 왔을때  떼도  되는데  미리  떼놓고   이 더위에  무슨 고생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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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똑똑했다.   나하고  달리  인물도  예뻤고  노래도  무용도 잘했다.

젊은날  학교선생님을  잠간  했었고   게이트볼  국제심판 까지  했었다.

그랬던  언니가   허리는  구부러 지고    치매 5등급  판정  받고는  요양

보호사가  매일  다녀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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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신은  말짱하다.  옛날 일도  지금 일도  똑똑하게  잘 기억하는데

귀가  안 들려서  적어도  다섯번 이상  말해야  알아 듣는다.

그래서  보청기를  하지 그러느냐고  하니,  아는  사람이  보청기 하고는

며칠 있다가  죽어버렸다고   보청기를  안 한단다.

본인이야  괜찮지만  자식들이   한마디 말을  다섯번  여섯번을  할려면

힘들고  귀찮을텐데  보청기는  하루를  살아도  해야 한다고  아무리  말해도

막무가내다.   이게 치매인가?   아무튼  등급을  받고  요양보호사가 나오니까

맞긴  하겠지만   고집부리는것  빼고는  아무렇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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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두가  언니가  게이트볼 할때  받은  토로피와  메달들이다.

10년전쯤  까지는   일본으로도  심판보러  다니고   국내는   빠지는 곳

없이  심판보러 다녔는데  이제는  대문밖  나가는것도  힘들다.

유모차처럼  생긴걸  밀고  나가면  좀  편한데  그건  더 늙어 보인다고

지팡이를  짚고  휘청거리며  뒤뚱거리며   병원에 가는  정도다.

 

늙는다는게  이렇게  무서운걸까?

이  더운데  김치를  사람시켜서  사다놓고는  가져 가라 하는것  까지는

좋은데  병어조림을  해놓고  그것도  가져 가란다.    서울 가다가  상해

버린다고  해도  자꾸만  가져 가라고  졸라서  할 수  없이  먹어 버리고

왔다.

 

언니는  언제까지  살수  있을까?

점점  더  나빠질텐데  저러고도  살아 있는게  행복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은  자기손으로  밥 먹을수  있고   세수할수  있으니  괜찮은데

그  능력조차  없어지면   요양원으로 가야겠지….

 

내 마음속에는   경주에서  미인으로  소문났던  언니의  젊은시절만  떠오른다.

절반으로  굽어버런 허리,   안 들리는 귀,   집안에서도  겨우  움직이는 몸,

아,  생각하기  싫은  언니의  모습이다.

16 Comments

  1. 김 수남

    2018년 7월 25일 at 4:01 오전

    네,데레사언니! 언니의 그 마음 정말 그대로 전해옵니다.트로피와 메달을 보니 더욱 가슴 짠해집니다.동생을 살뜰하게 챙겨주시고 싶은 그 마음 그대로이시니 불편함은 계시지만 더 나빠지시지 말고 더 오래 언니랑 같이 언제나 뵐 수 있으면 광주 내려 가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언니 글쓰시는 것뵈면 청년인데 연세도 정말 많으시네요,79세가 믿겨지지 않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또 늘 청년처럼 삶을 잘 그려 내시길 기도합니다.

    • 데레사

      2018년 7월 25일 at 5:37 오전

      고마워요.
      허물어진 언니를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늙어간다는게 이렇게 끔찍한 일인줄
      몰랐어요.

  2. 초아

    2018년 7월 25일 at 5:28 오전

    마음이 울컥해집니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이별을 맞이해야하며
    이별은 다음 만남의 기약이라고도 하지만,
    그냥 먹먹하게 슬퍼요.

    언니의 모습이 예같지가 않아서
    마음이 많이 안 좋으셨겠네요.
    그래도 우리 힘내요.
    사시는 날까지 고통없이 불편없이
    평온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 데레사

      2018년 7월 25일 at 7:31 오전

      고마워요.
      늙고 병든다는게 무서워요.
      그래도 사는날 까지 용기를 내야 겠지요.

  3. 無頂

    2018년 7월 25일 at 9:40 오전

    모든 사람들의 자화상입니다.
    누구든 그 과정을 거쳐야하니까요.
    불편없이 편하게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 데레사

      2018년 7월 25일 at 11:41 오전

      고맙습니다.
      사람의 마지막이 이런것인가 봅니다.

  4. 최 수니

    2018년 7월 25일 at 10:24 오전

    데레사 언니의 우상이었던 분의 마음 같지 않은 노년을
    지켜보는 언니 심정 이해갑니다.
    우리가 다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되긴 하지만
    안타까운 노화현상입니다.
    언니의 병문안을 다녀올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건강관리 잘 하셔서 여름을 거뜬히 나시길 바랍니다.

    • 데레사

      2018년 7월 25일 at 11:45 오전

      별러서 갔어요.
      이제 몇번이나 더 볼수 있을런지 모르겠어요.
      옷을 몇벌 사갔는데 입고 나갈곳도 없고
      입기도 힘들다고 해요.
      그래도 옷 사고 모자 사고 좋다는 영양제도
      사갖지요.
      돈도 좀 드리고 왔는데 울더라구요.

  5. 나의 정원

    2018년 7월 26일 at 8:15 오후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마음이 참 아픔니다.
    흔한 경우들이 워낙 많이 있는 시대라 그저 안타깝기만 하죠.
    자매의 정이란 것이 그런거겠죠?
    각자의 생활이 있다보니 마음은 있는데 쉽게 만나지지가 않고, 이제는 나이가 드니 육체적인 힘듬이 있어 자주 못 뵙고…
    그래도 만나뵙고 오셨다니 조금은 마음이 가벼우셨겠어요.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 데레사

      2018년 7월 27일 at 5:54 오전

      고맙습니다.
      누구나 겪어야 할 일이겠지만 나이먹는다는게 서글퍼요.
      그리고 무서워요.

      나의정원님도 건강 잘 지키시기 바랍니다.

  6. 벤조

    2018년 7월 27일 at 12:02 오후

    데레사님은 절대 안그러실 거예요.
    마음 약해지지 마세요. 김형석 교수님처럼 우리의 멘토가 되실거예요.
    지금도 위블을 비롯하여 블로그 지킴이, 반장 이시잖아요
    더위가 빨리 물러갔으면 좋겠습니다.

    • 데레사

      2018년 7월 27일 at 6:00 오후

      늙는다는게 이렇게 힘든것인줄 몰랐어요.
      언니를 보니 눈물만 나던데요.
      위블 반장을 오래 할려도 이 위블이라는게 있는지 없는지
      한심해서요.

      더위는 앞으로도 한 달 이상은 갈거에요.

  7. 비풍초

    2018년 8월 2일 at 12:46 오전

    말 안듣고, 고집 부리고, .. 그거 치매의 일반적 현상 중 하나죠.. 거기에 더해서, 교양은 어디다 팔아먹고, 사람 의심하고 욕하고 .. 하면 주위사람들 다 멀어지죠.. 근데, 식사만 잘하신다면, 오래 사실 거에요.. 몸 아픈 건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웬만하면 다 고치거나 증세 완화시켜줘요..^^ 그래서 결국 금전 여유만 되어, 먹고 사는 데 지장 없으면, 아주 아주 오래 사실 거에요.. 식사를 조금 하는 분이면 장수 절대 못해요.. 내가 장담합니다.

    • 데레사

      2018년 8월 2일 at 3:17 오전

      고맙습니다.
      식사는 잘 하더라구요. 치애판정으로 요양보호사가
      집에 오지만 아직 정신은 멀쩡하던데요.
      이대로만 유지되면 참 좋겠어요.

  8. 바위

    2018년 8월 13일 at 12:42 오전

    자매간의 정은 참 애틋합니다. 하지만 형제간의 정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평생 부모님께 받은 것 없이, 그래도 형제들에게는 나름 베풀고 살았건만 아무런 흔적도 없이 갈수록 지청구만 심합니다. 해서 지난 설 이후엔 연락을 끊고 삽니다. 물론 간혹 전화가 오지만 안 받으니 문자로 벼라별 소릴합니다.
    그래도 데레사 님은 행복하시단 생각이 듭니다. 제 편견일까요? 힘내십시오.

    • 데레사

      2018년 8월 13일 at 9:10 오전

      대개 그래요.
      자매간의 정이 형제간 보다는 훨씬 도타워요.
      저는 언니에게서 받은 사랑 갚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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