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이의 결혼
시누이딸다정이가오늘시집을간다.
밤중에야생각이나서하던일다집어치우고다정이를생각해본다.
다정아,
다정하게부를수있는이름다정아,
그런데내가너를너무모르는구나.
정말,다정한이름석자외에는너에대해서뭘안다고말할게없네.
5년만에작년한국에갔을때도너를못봤으니
6년전네가어렸을때본것이내마지막기억일꺼다.
그런데그것도잘생각이안나.
왜어학연수라도오지그랬니?
다른조카들은잠깐씩이라도들리니까얼굴모양이나목소리라도기억하고,
서울에사는조카들은몇년에한번쯤얼굴이라도보는데
다정이너는생각이잘안나네…미안해.
네사촌’두리’는6학년겨울방학에잠깐와서크리스챤스쿨에한달동안다녔잖아.
그때두리는귀먹어리,벙어리로하루종일교실에앉아있는고역을치렀지만,
그래도그런추억이나마우리사이에남아있지.
올랜도의디즈니월드에도갔었는데
두리가별로재미있어하지않아서이상하다고생각했었어.
근데,왜그랬는지이제알것같다.
말을못알아들어서그랬었나봐.
‘혜더’는우리와함께조오지아에살때가지옥같았다고했다는데,
그고생끝에좋은미국대학에들어가자기부모의자랑거리가되었잖아.
지금은미국에서태어난아이들보다더잘난척떠들고.
이글을혹시걔가본다면
"역시…우리이모는이렇게남의자존심을깔아뭉개는데도사"라고하겠지.
난혜더가그럴꺼라는것도알고있어.
그만큼우린속을잘알고,서로표현은안하지만신뢰하고있지.
그래서내가아주입맛쓴농담을해도발끈하지않고도사처럼
"그러게요…"
다정아,
이름이곧그사람이라는생각을가끔하는데,
그래서내가너를생각할때는항상
다정하다.
신랑이어떤사람인지전혀몰라서
나혼자
이런노래를불러본다.
"코와입,그리고눈과귀
턱가에새하얀밥풀하나…"
결혼식장에서웃으면딸난다고하던데,
할머니는아들좋아하시니너무대놓고웃지말아라.
결혼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