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아인강’
프랑크푸르트에서우리는아인강호텔에들었다.
멋진고층건물은아니었지만중심가큰길가에있었다.입구에’아인강’이라고크게써있었다.
파리에서묵었던호텔도
삐거덕거리는엘리베이터에계단도어찌나좁은지
짐들고올라가기도힘들었던지라
유럽은다그런가보다생각하고그냥들어갔다.
긴톨로를따라들어가니방이있었고,두개를얻었는데서로떨어져있었다.
아이셋을데리고유럽여행에나선우리는
여행객이아니라난민행렬이었다.
남편은기저귀보따리가든큰이민가방두개와서류가방두개를양어깨에메었고,
나는한살반된아들을등에업고,
친정어머니는유치원짜리딸둘손을잡고다녔다.
지금생각하니왜그렇게궁상을떨고다녔는지알수가없다.
돈아끼려고그랬겠지.
아무튼으리으리한호텔은바라지도않았고,
호텔예약이야남편이다알아서하는것이니까잘하려니했는데
아인강호텔은좀실망스러웠다.
다음날,남편이현지여행사를다녀오더니
"내참,말이안통해서혼났네."했다.
아니,종합무역상사외국부직원,
일년에몇달씩외국출장다니는사람이독일에와서새삼말이안통하다니.
"영어하는사람없었어요?"
"있지.주소를달라고해서호텔이름을대니자꾸다른주소를달라는거야."
"?"
"아인강호텔에있다고했는데도그런호텔이없다고우기는거야.
그러면서다시주소를알아오라고해서그냥왔어.
문앞에분명히’아인강’이라고써있던데…"
남편은호텔사무실에물어본다고나가더니
금새비실비실웃으며돌아왔다.
"내참,망신만당했네."
"왜요?"
"…..아인강은독일말로…’입구’라는뜻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