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이쳐서대학체육관에갔다.
이층트랙에열명도넘는사람들이걷거나뛰고있었다.
그런데유독노랑머리의예쁜여자학생혼자만우리와반대방향으로뛰고있었다.
오늘은화살표방향이왼쪽으로되어있어우리는모두왼쪽으로가고있는데
그노랑머리만우리와반대방향에서막달려오는데부딪칠까봐정말신경이쓰였다.
내정면으로도막달려오는데절대비켜주지않았다.
oneway라고말해주고싶은데,다른사람들은말안하고피해가기에나도참았다.무슨사정이있겠지.
내가15바퀴를돌고운동끝낼때까지그녀는계속반대방향으로달려왔다.
체육관메니저에게신고를할까생각하다가그냥샤워실로갔다.
트랙에는교수도있고대학원생도있으니위험하면신고하겠지.나는참자.
유학생시절어느날,머리에샴푸를잔뜩뒤집어쓰고있는데수돗물이가버렸다.
한오분쯤기다리다수건으로비누를대충닦고아파트관리사무실에따지러갔다.
"수돗물끊긴다고미리노티스를줬습니다."
중늙은이메니져가거만하게말했다.
"못봤는데,언제어디에붙였어요?"
그녀는대답은않고나를무시해버렸다.
나는비누냄새풍풍풍기며계속사무실에버티고있었는데
"이사무실에서나가십시오.아니면경찰을부르겠습니다."
"그래요.부를테면불러요."
내가그사무실에서뻗댄다고뭐해결날일도없는데그냥너무화딱지가나서집으로돌아갈수가없었기때문이다.
잠시후,두명의흑인경찰이들이닥쳤다.
그들은왜그러냐고묻더니,나더러
"미스,이사무실에서나가시지요."
하며자기들의양손바닥을바로내가슴,정확히말하면젖꼭지,근처에
거의닿을둥말둥붙이며나를밀어내는시늉을했다.
나는그손이징그러워뒤로약간물러섰는데,그러면또앞으로다가서는것이다.
결국그런식으로아파트사무실밖으로밀려나갔는데그때야경찰들이
"다시이사무실에들어가면잡아갑니다."하는것이다.
만일이때,내가경찰의손을뿌리쳤거나내팔을휘젓다가경찰과신체적접촉이생겼다면체포되었을지도모른다.
폭력과공무방해로.
그땐,이런게죄가된다는걸전혀모르면서한국식으로배짱좋게살았는데,
재수없어서(?)이런일로시비가되고심하면범죄자가되어추방되는다른사람들얘기를들으니
그때야하나님이날도와주셨구나생각이드는것이다.
십년전쯤,대학에서미국공공행정에관한강의를두학기들었는데,
그때배운것은"무식해서용감했던나"를돌아보고
이런법규나사례를하나도모르고도미국에여태껏살아왔다는게기적같고,
앞으로살일이무섭다는생각이들기도했었다.
가끔,한국에서온지얼마안되는분들이여기오래살은사람들에게이렇게말하는걸들을때가있다.
"코스트코에가서TV하나사다가,월드컵축구보고나서다시물리면되요.
근데,최근뉴스에서보니코스트코도반품규정을까다롭게하기로결정했다고한다.
왜그렇게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