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죽은 남자

혼자죽은남자

외출했다돌아오는데,우리집앞에경찰차가서있었다.

도둑이들었나하고가슴이철렁했다.

옆집에남자가죽어있었다.

집안계단밑에서시체로발견되었고,그래서앰블란스가싫고갔다는것외에는당장은아무것도알수없었다.

저녁뉴스에,죽은사람이남자이고죽은지며칠되었고옆에피가고여있었고,경찰이부검중이라고만했다.
그남자신원도밝히지않았고,죽은원인도말하지않았다.

바로내옆집(사진)에서일어난사건이다.

그집은우리가이사온이후로주인이네번이나바뀌었다.

이동네에는방위산업체연구소가많아서인지사람들이자주전근을다닌다.

그래서이집도두번이나타지에서온사람이살다갔기때문에작년에이사온옆집과친할새가없었다.

내남편은새로온남자와잠깐인사를나누었다고하나나는그들자동차는기억하지만얼굴은잘모른다.

두주일전쯤,그집차고앞에작은이삿짐차와픽업트럭,남자들두어명이왔다갔다하고있었는데,

그날이후불이꺼져있어(그집은항상불을환하게켜놓았기에)혹시이사를갔나,

아니면갑자기전근을했는가생각했었다.

우리는온갖추측을다해봤다.

남자가왜혼자죽어있단말인가?

층계밑에죽어있었고피가고여있었다고하니이층에서떨어졌나?

(그집판다고내놓았을때한번들어가보았는데,이층서재에서아래층이까마득하게보였었다)

혹시살인사건은아닌가생각하니겁도났지만그이상아무것도알길이없었다.

옆집에사람이죽어며칠이되어도우리는모르고있었고,

이젠누가,왜,어떻게죽었는지도모르니무서웠다.

미국인심이이런가싶어서정나미가떨어졌다.

그런대로이틀이지났는데,낮선어린애들이그집차도를오르락내리락놀고있었다.
뉴스가나가니구경하러오는사람도있는가보다생각하고,외출을하려고나가니그집에사람들이왔다갔다했다.

삼십대중반쯤된남자에게다가갔다.

"이집에서무슨일이일어났는지알고있어요?"

"저는마이크랑고등학교친구인데,그친구가죽었어요.저기그와이프가왔어요."
"집이비어있는줄알았는데…와이프가집에있었어요?"
"얼마전아리조나로이사나갔는데,남편이혼자있다가사고를당했지요."
"사고요?"
"넘어졌나봐요.당뇨가있었거든요."

여자가다가왔다.
"I’msorryforyourloss."

내가위로를하니,그여자는눈물이글썽해서아무말도안했다.

삼십대쯤되어보이는똥똥한여자였다.
"며칠여기계실겁니까?"
"오늘저녁은친구집에가서자고,나중에와서집을치워야겠어요."

이게전부다.

뉴스도짧았고,다른이웃존에게물어도더아는것이없었다.
(존은우리가동네반장이라고부를정도로모르는게없는사람인데…)

오늘,큰이사짐차가와서그집짐을싫고갔다.

일년에한번눈이올지말지인이곳에밤새하얀눈이내렸다.

난그냥집에앉아창밖으로내다보고만있었다.
마누라만집에있었어도안죽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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