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은 오리지날 한국인
그런데오늘,내아들의아버지가확실한한국남자라는증거를찾아냈다.
밤새뒷산바위에눈이소복이쌓였기에사진을찍어두려고나가는데,
뒤베란다에도눈이폭신한솜이불을깔아놓은것처럼쌓여있었다.
발자국으로그걸더럽히는것이너무미안해망설이다가
하얀눈밭에글을써보기로했다.무얼쓸까?
샘은어제오십견수술을하고독한진통제를먹어서인지어지럽다고오전내내소파에기대앉아있었다.
일년에겨우한두어번오는눈인데도,눈을뜨기싫어서,눈구경도안한채,눈을감고있었다.
생전한번도안해본짓이라좀쑥스러웠지만,
아픈사람에게위로의꽃다발대신쓴것이니까보여주고싶어그를깨웠다.
"이리와서요것좀봐요."
샘은할수없이일어나눈이부시다는듯이찌푸리며문가로와서일단뒷산부터보는척하다가
내가쓴러브레터에초점을맞추더니,
"고마와요~오"
‘땡큐’를입에달고사는미국사람도
"Iloveyou."할때
"Thankyou."라고하는걸본적이없다.
이래서샘은분명미제가아니고오리지날한국산이다.
이세상에한국산이아니면이렇게속깊은말할수있는종자도없다고생각하니까.
오후가되니눈이녹기시작했다.
내가그사랑의고백을얼마나명당에다썼는지
온산천과베란다의눈이다녹았는데도거기만은눈이안녹고오히려글씨가더선명해지는것이다.
신기해서다시사진을찍으며,
"이게무슨징조여?
이놈의오리지날한국산이갈수록차가워진다는거여,아니면변함이없다는거여?뭔깊은뜻이있는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