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바마 태그와 코리안

알라바마태그(번호판)와코리안

자격지심인지알라바마태그를달고다른주로여행할땐좀긴장이된다.

스나이퍼가워싱턴을공포에떨게했던몇년전,
나는워싱턴D.C.근처의495번고속도로를달리고있었다.
앞에가는벤츠컨버터블의운전사는금발단발머리에야구모자를눌러쓰고있었는데,
그사람이남자인지여자인지,젊은이인지늙은이인지가궁금해서

살짝그차옆으로지나가보았다.그때,
경찰차가내뒤에서사이렌을울리기시작했다.잡혔다.

"면허증주십시오.80마일로달렸는데요."
"우리알라바마에서는75마일속도제한(speedlimit)이라서요."
"그러나미국어디에도속도제한이80마일인곳은없습니다."

우리동네의순환고속도로는속도제한이75마일이라서나는항상80마일로달리고있었다.

티켓받은게너무짜증이나서괜히한마디더,
"저,앞차를따라간것뿐인데요.그차는안잡나요?"
"그차걱정은마십시오.누군가알아서할겁니다."
그래서65불의벌금을떼었다.
내고향알라바마에돌아오니모두들알라바마태그때문에잡혔을거라고했다.

오바마의아버지가케냐출신으로하바드에서공부했다는기사를읽으며
어쭈,제법인데,케냐에서…라고생각하다가실소했다.
만일내아들이대통령후보가되었는데사람들이우리가사우스코리아에서온이민자라는것을알고

어쭈,이것들보게…한다면?

케냐나한국이나보통미국인들생각에는비슷한나라다.어딘가남태평양에있을지도모르는…

우리끼리만잘났다고우길뿐이지.

나는미국에서가장가난한주의하나인알라바마에산다.
나는미국에서흑인들과같은신분인마이너리티다.
그래서
나는될수있으면공중도덕을잘지키고,교양있는행동을하려고노력한다.
알라바마의내이웃흑인들처럼.

한국에타워팰리스를가지고있다고자랑하지않고,
서울대학나왔다고으시대지도않는다.
내아버지가박통시절장군이었다고말하지도않고,
내자식이하바드나왔다고뻐기지도않는다.
왜냐하면
그런거하나도없기때문이다.정말다행이다.

그래서내주제를항상파악하고다니는데,
가끔씩미국사람들도내가알라바마에서왔다고하면
"너,거기서뭐해먹고사니?"라고묻는다.
"목화딴다."
이러면그만이다.

내가이만저만,이렇게살사람이아니라고아무리말해본들
미국사람들눈에나는알라바마에사는코리안아메리칸일뿐이다.
어쨋건,이런나의아이덴티티에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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