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그린’은지주였던부잣집치고는별볼것이없다.
그러니까멋있는이름때문에이곳을방문하려는낭만자는가지않는것이낫다.
집도멋있지않고,더구나헬렌켈러의생애는전혀낭만적이지않기때문이다.
헬렌켈러의생가’아이비그린’에가면,
본채(mainhouse)와사랑채(nursery),부엌,그리고마차고(carriagehouse)가있다.
본채는가족이살던곳,사랑채는헬렌켈러가나중에공부방으로쓰던곳이다.
캐리지하우스란요즘의차고와비슷한것으로말과마차가있던곳이다,
지금은식당이나여관등과같은업소의이름으로쓰인다.
아이비그린의본채와사랑채는열걸음쯤떨어진가까운거리에있다.(사진오른쪽에약간보임)
설리반선생은부모믿고떼쓰는헬렌켈러의버릇을고치고,공부도가르치기위해사랑채로거처를옮기기로했다.
그래서헬렌의부모와설리반선생은아이를마차에태운뒤,
일부러집주위를20바퀴쯤돌고난후바로옆사랑채에내려놨다.
부모가사는집에서멀리떨어진곳에왔다고믿게하기위해서였다.
그리고본채와사랑채사이에그유명한펌프가있다.
설리반선생은헬렌에게펌프물을맞게하며첫단어WATER를가르쳤는데,
바로그날헬렌은뇌에물세례받은것처럼30개가넘는새단어를배웠다고한다.
가이드의말에의하면당시헬렌의water발음은’워어’에가까웠다고하니,
헬렌켈러처럼유명해지고싶은한국인은’워어’라고발음하시라.ㅎㅎ
캐리지하우스에서마차를보며
나는우리가족이어떻게여기까지왔을까생각해보았다.
도대체누가나와내남편,아이들을그먼길을돌아여기에데려다놨을까?
장님,떼쟁이처럼40년가까이한국에살고있던우리를왜다시가르치려한것일까?
우리에게미국은헬렌켈러의공부방과같았다.
내남편은미국에대해장님인채로설리반선생도없이가족들을데리고미국에왔는데,
20여년의오딧세이끝에여기에우리가있는것이다.
서서히마음의눈을뜨기시작했다.
한국적인것,한국사람만아는것을고집하는버릇을버리고,
우기는것,쓱싹하려는것과같은떼쟁이습관을버렸다.
아니,아직도버리느라애쓰고있다.
SKY대학나왔다는프라이드를버리려애썼고,
잘살게된내조국의친지들도잊으려몸부림쳤다.
그러면서미국것을새로배우기위한마음의공간을만드느라많이고생했다.
그런데,우리의’설리반선생’은어디에계실까?
아직도우리는장님이라서선생님얼굴을모르지만,그러나이젠어렴풋이선생님의인도함을느낄수는있다.
그렇지만헬렌켈러처럼우리도’우리선생님’의얼굴을만지고더듬고싶다.
선생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