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랜드앞에서남편이이렇게말했다.
"음…죽은가수의옷자락을만지고사진을보는데20불을내야한다?"
그래서우리를포함한유학생세가족은그레이스랜드입구만보고그냥돌아섰다.
20년전일이다.
2008년에가보니제일싼관람료가27불이었다.
동생과나는그표를끊어집구경을하고,애도자가줄지어서있는묘소를보고나와
엘비스자동차뮤지엄에들어가려니돈을더내라고했다.우리가산표는싸구려패키지라서입장불가란다.
비행기를보려고갔더니거기도입장불가.
한국에서온동생은오래전부터보고싶던엘비스의집이라서기대가컸었던모양인데,
중요한것은대충보았지만끝마무리를제대로한것같지않아찝찝했다.
몇푼더쓰고다볼걸…
그레이스랜드의기념품가게는웬만한mall만큼규모가컷는데,가격은멤피스시내BealsStreet의
기념품가게보다비쌌다.Costco의엘비스DVD가훨씬쌌다.그래서구경만하고나왔다.
마르틴루터킹목사가암살당한로레인모텔은NationalCivilRightsMuseum으로이름이바뀌었다.
관람객은흑인들이주류이고백인은드물었다.
우리는이미아틀란타,버밍햄,버지니아의같은이름의박물관에들어가보았기때문에안들어갔다.
로레인모텔은우리가유학생시절하룻밤에$40불쯤내고잤던모텔과비슷했다.
나지막한2층건물에차를바로방문앞에주차할수있는모텔인데
"NoCountryforOldMen"이라는영화에나오는모텔같았다.
민권운동의거물킹목사가왜이런허술한곳에거처해야했을까,그래서쉽게저격을당하지않았을까생각해보았다.
킹목사가저격당한발코니에는커다란화환이걸려있었고,주차장에는킹목사가탔던하얀차가주차되어있었으나,
아무리주위를둘러보아도비행기는커녕번듯한기념품센타하나없었다.아마실내에있을지도모르지.
길건너편에는JacquelineSmith라는예쁜이름의흑인아줌마가20년넘게시위를하고있었다.
그녀의초라한테이블옆전봇대에는킹목사의사진과연설문이붙어있다.
"Itriedtoberight,나는정의의실천과
Ididtrytofeedthehungry,굶주린자에게먹을것을주고
Ididtrytoclothethenaked,벗은자에게입을것을주며
Itriedtoloveandservehumanity"그리고그들을사랑하고섬기려노력했습니다.
그녀가시위를하는이유는
킹목사의정신이살아있는박물관을디즈니랜드처럼바꾸려는정부당국의상업화계획에반대하고
(킹목사암살자가묵었던호텔도박물관에편입되었는데,암살자와킹목사를같은수준에놓고흥미본위로박물관을운영하는당국의처사에반대)
이지역의Gentrification(재개발)에반대하고있었다.
Gentrification이란한국식으로말하면재개발이다.
도시저소득층이사는곳을중산층이나전문직도시근로자의주거지로삼거나
박물관,미술관등으로만들어빈민가를중산층이상주거지나문화관광지로재개발하는것이다.
이렇게되면부동산값이올라세금을많이내야하기때문에
그동안거주하던저소득층은더이상이곳에살수가없어다른곳으로떠나야한다.
재클린스미스가말도안되는주장을한다고무시하는사람들도있고,
그녀의시위를긍정적으로받아들이는사람들도있다.
나는그녀가잘한다고본다.왜냐하면
만약그녀가거기에없다면멤피스의인권박물관이나다른곳의박물관이나별차이없고,
그래서나와같은관광객은인권에대해,킹목사의암살에대해별느낌이없을것이기때문이다.
그래서나는그녀가죽을때까지거기있었으면좋겠다고생각한다.
그레이스랜드는든든한엔터테인먼트회사가경영하는것같다.
그래서비싼입장료를내고들어가달콤한엘비스의목소리를들으며한바퀴돌고나오는동안
나도다른백인들처럼그들의문화에빠졌다가나온다.
여유롭고좋았던thosegoodolddays!하며…
그러나누추한거리한모퉁이에서있는로레인모텔의인권박물관은
경영마인드라고는전혀보이지않는정부의선심으로지어져방치된듯한허름한박물관일뿐이다.
거기다종친회하러온것같은왁자지껄한흑인들틈에끼어선듯들어가게되지않는다.
그모텔은그레이스랜드입장료가없었던나의가난했던시절을연상시켜주며,
반대편까마득한거리에있는벽돌집에서스나이퍼가딱한방의총알을날려명중시켰다는사실이자꾸
음모처럼생각되어마음까지복잡해지기때문이다.
멤피스의두얼굴,킹목사와엘비스프레슬리,
그들은갔지만아직도그들은미국사회의야누스로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