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댓글

내가좋아하는댓글

조중동이맛없어지기시작하면서나는가끔씩"유용원의군사세계"에들어갔는데,

그때깨달은것이대한민국에그렇게많은군사전문가가있는줄몰랐다는사실이다.

어느날,이블로그에서아주재미있는일이벌어졌다.
그날의포스트는잠수함에관한것이었는데,
어떤아저씨가들어와서"이게다친일파의망국적인소행"이라고댓글을달기시작했다.
사실그날포스트와친일파와는전혀상관없었는데,
불행히도다른아저씨가이얼토당토한댓글을참아넘기지못하고거기에댓글을달기시작해서그포스트는

댓글잠수함처럼끝도없이가라앉기시작했다.

이것봐라,어떻게끝이날까?
두사람이지칠때쯤되자어떤아저씨가나타나얼렁뚱땅끝내주었다.
유용원기자는얼씬도안했다.
아…이런게블로그이구나,제일잘나가는블로그.(그때는이게블로그인줄알았다.)
웃기면서실컷떠들게만들어주는…..

이후로나는기사는대충보고댓글은자세히읽는데,

이건마치영어로하는강의실에앉아학생의답을듣고서야

선생님의질문이무엇이었는지를깨닫는것과비슷했다.

내가가장좋아하는댓글중의하나는
노무현전대통령을"아시아의쌍거풀"이라고부른것과
"땅을그토록사랑하시면아예땅을파고그속으로들어가누우시라"고한것이다.

반면,

온갖욕설과기발한ㅆ소리댓글을보면괴기영화보다더오싹해서한국말의또다른위용(?)을느끼곤한다.

웃을일별로없는이민생활에양성댓글을보면뱃속이얼얼하게웃는다.
내가말하는양성댓글이란

옛날배삼룡이나영구가하던코메디같은거다.
너무가난해서,못배워서,슬퍼서잘난척하고한마디하는것이눈물나게웃기는것이다.
나도그러고싶은데,솔직하지가못해잘안된다.

그런데몇몇연예인들이자살한뒤악성댓글을없앤다고모든댓글을검열(?)하기시작했다.
못난댓글은잘난사람을웃기고,잘난댓글은못난사람을웃긴다.
욕쟁이는솔직한사람을웃기고,거룩한사람은날나리를웃기는법이다.
아쉬운것은.

댓글이모두교양있고젊잔해지자더이상웃기지를못하는것이다.

처음블로그를시작하면서나도댓글을허용할까말까망서렸었다.
혹시자살까지생각할까봐감당할수가없을것같았기때문이다.

그런데다행히악성댓글이다차단되어편안한마음으로블로깅을한다.
하지만배꼽빠질까봐움켜쥐는즐거움은없다.

혼자미친년처럼아하하웃는일도없어졌다.

나는누구를웃길수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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