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이전화했다.
"하루종일일하셨다면서요?"
"응.허리휘게일하고보니까,차고왼쪽에있던물건오른쪽으로치워놓은게다더라."
우리집차고에는허접쓰레기가잔뜩쌓여있어자동차는항상밖에다세워놓는다.
한번은야구공만한우박이왔는데,밖에세워둔새로산미니밴유리창이다박살나고
차체가곰보처럼푹푹패어버렸다.옆집미국아저씨가보더니,
"우리어머니는처음전자레인지를사서거기다새그릇을넣어두었는데,너는새차를밖에다놓았냐?"
나는원래치우기가싫어물건을잘안산다.
뭐가없어보이는지,젊은이들이자기들쓰던이불,그릇,가구등등을주고귀국하는데,
그걸쓰고도남은것이차고에가득찼다.
남이준낡은이불도못버리는데죽을때는얼마나많은찌끄러기를남기고갈것인가.
그래서자식들에게얼마나원망을들을것인가.
쓰레기봉지값도안남겨주고쓰레기만잔뜩놓고가셨네…
가방두개들고연변과학기술대학에하계봉사를다녀왔었는데,그때깨달은것이있었다.
"사람이사는데많은물건이필요한것이아니다.물건이많을수록시간이적다."
기숙사작은방에서몇벌안되는옷을열심히빨아입고,학교식당에서공짜밥먹고사니
의식주에들어가는시간과돈이남아돌았다.
그래서대신,우리는인류의복지와세계평화라는큰꿈을디립다꾸다가왔다.
지금은버리는일이제일큰일이다.
한번"뽄데"있게살아보지도못하고,그나마있는것도버리고간단히살자?아쉽지만…
늘어진면티샤쓰도버리자."걸레로써야지"하지말고…
작아서못입고있는투피스도버리자."살빠지면입어야지"하지말고…
32인치무거운소니TV도버리자."다시사려면돈드는데"하지말고…
암체어와소파도버리자."아래층에도한세트더있어야하는데"하지말고…
쑤셔박아놓고잊어버려못쓰는물건들다버리자.
다잊어도자기만은잊지말아달라고남편이부탁한다.그럼,
다버려도당신만은챙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