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딸에게 쓰는 편지 (2)

결혼을앞둔딸에게쓰는편지(2)

1975년2월18일새벽

너는말하리라.
그런말은아버지날개밑에서30년가까이자라왔으니까너무나잘알고깨달아온것이고

또그렇게인생을보고그렇게인생을걸어갈생각까지되있다고.
그렇지만장남이란위치가무거운짐을지게되고,현실적으로피할수없이당장그짐을지고있지않느냐고.

최소한동생들뒷바라지는해야겠고,장차결혼,자립하는데까지성의는다해야할것이라고.
그러다보면언제경제적자립을하고편할날을만나게될것이냐고,내생각도매한가지이다.

그런데이대목이가장중요하다.
일방적으로돕는다는생각만하면그렇게도생각된다.
그러나돕고보면그다음엔음으로양으로그힘이나에게돌아온다는것도알아야지.
이것은남을돕고그보답을바라는야비한생각과는다르다.
네가촌분의기대를않더라도형제의뭉쳐진힘이너의생활에반드시반영될것을나는믿는다.

또그것은너의태도에달렸다.돕는것을의무로생각하고또장차그보답을바라는그런맘보라면

불화의씨는될지언정,단합의세는못될것이다.

내가듣고보고느낀대로라면너희시댁형제들은모두어질고착하다
너를위하고받들고돕고할것은분명하다.오직너의수용태도다.
네가진심으로네참뜻그대로잘대하면저쪽에선너의내외,너의가정을도우리라.

이애비는좀잔인한태도같지만너를돈많은집에가서참된인생을느끼지못하고

취생몽사격의실없는인간이되는것은원치않았다.
인생,곧인간가족이니사람과어울릴줄알아야하고,인정의고마움과인정의메마름도알아야하고,

인격을길러가는법도알아야하고,물질의귀함도알아야하고…
이모든것을알고사는것이이세상에나온보람을아는것이다.

행복을대조하고비교하는데서투영되는반사물이라지만이것은속물들의가치관이고,

행복은어디까지나건전한"느낌"에서오는것이다.
생존의의미를생각할줄모르는고대광실보다는감사할줄알고서로돕는초가삼간이행복한것이아닐까.

***편지3에계속됩니다.

보충설명:아버지는옛날분인데도따옴표속에"느낌"이라는표현을쓰셨다.시골의사인그분은

글속에서나마도시와젊은이의"느낌"을즐기고싶으셨던것은아닐까.

밑줄은직접치신것이다.내가대강대강읽을까봐그러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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