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아직도분수를모르느냐?
유학생활10년동안중고차실컷타고나서얻은결론은"차는굴러가면다좋은차다"라는것이다.
대중교통수단이없는미국의중소도시에서는차가선다는것은숨이멎는것과같아서
꼼짝못하고응급구조대가나타날때까지기다리는수밖에없다.
가난한부모밑에서시도때도없이서는중고자동차에한이맺혔을것같은내아이들이이상하게도
자동차에욕심이없다.그애들도그냥굴러가면좋은차라고생각하는모양이다.
큰딸은97년형이스주로디오를몰고다닌다.
잘굴러가니새차살필요가없다고한다.
둘째딸은94년형혼다어코드를탄다.
한번도말썽을안부려너무사랑스럽다고한다.
아들은한국에서백만원짜리중고소나타를타고다녔는데,
외교관넘버판만없다면이거내아들차맞아?할정도다.
그래도2년동안잘타고다니다후임자에게팔고왔다고한다.
우리식구들의자동차에대한철학은딱두가지다.
첫째,차는굴러가면된다.
둘째,차는사는순간부터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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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접촉사고를낸작은딸의혼다자동차를팔았다.
신문에광고를내자마자사람들이보러오는데,본인이팔기싫다고몰고나가버려
우리를당황하게하다가겨우달래서팔았다.
그리고오늘중고차를보러갔었다.
BMW2006년형예쁜차가있었다.
그동안묵묵히10만불이넘는법대학자금융자갚고,콘도도마련하면서,엄마용돈도두둑이주던
큰딸에게그걸사주고싶었다.
우리가카작에가면동생들돌보아야하는책임감도있을터이니,여러가지로미안하던참이었다.
본인은자기가뭐돌볼일이있겠냐고하지만,
그애가있으니까우리가마음든든히외국엘나가는것이다.
그런데,남편이펄쩍뛴다.
"아니,우리가왜돈잘버는애차를사줘,저더러사라고하지?"
아버지들은이렇게단순세포인가?
나는길게설명을했지만결국은짜증이나서,
"알았어요,분수껏살아야한다면우리당장흑인동네의투베드룸으로이사갑시다.그게우리분수니까."
10만불짜리집에살면10만불짜리빚쟁이,
100만불짜리집에살면100만불짜리빚쟁이가되는것이미국이다.
그러니까큰집,좋은자동차자랑할필요가없다는것나도안다.
그러나가끔씩좋은집과좋은차를보면"그것참좋네,나도가질수있을까?"라고꿈을꾸어보는데,
남편이네분수를알아라,하고나오면기가막히고우울해지는것이다.
남편님분수좀높여나도그분수대로살아볼수는없을까…
지금살고있는이집을살때도,
내분수가초라해서그냥부자동네구경이나한번해보자하고나왔다가사게되었다.
말은이렇게쉽게하지만,분수에맞지않는집을사려니혼자이리저리뛰느라고어렵고서러웠다.
그런데지금은자기가제일좋아한다.
아무튼,남편의분수에맞추느라고생하며삼십년넘게살아왔는데,
그상이"너는아직도분수를모르느냐?"같아서낙심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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