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일 토요일
BY 벤조 ON 8. 18, 2008
8월16일토요일
밤중에일어나기도를했다.
남이아무리기도하면뭐하나,내가해야지.
다른사람을위해기도할때처럼"주님뜻대로고쳐주세요."할수밖에없었다.
죽을병이든사람들은대개고쳐주면남은인생하나님일을하겠습니다,라고기도한다.
나는이미하나님께서일을하도록다준비시켜주셨는데,안하고있다가이제와서아프다고새삼그런기도를하자니좀부끄러웠다.
그러나아직도무슨일을시키실지는잘모른다.그걸기다려왔는데,내가놓쳐버린것일까,아니면이제야깨달을것일까,아무튼남들처럼기도했다.
내가죽는다는것을생각해보았다.
60년동안그럭저럭잘살은것같았다.후회같은것은안들었다.앞으로꼭성취하고싶은세상일도없었다.
평소에내아이들에게하던말이생각났다.
"얘들아,엄마가이제잘살면20여년인데,그중에기껏10년밖에는기운쓰고살수가없을것아냐?그러니빨리시집장가가서아이낳아길러달라고해."
그렇다.오래살아봐야이삼십년더연장이다.마음이담담해졌다.
황천길도내가먼저닦아놓는건가,흠.
죽음이라는것이무섭고끔찍하다가,박대통령장례식을보며생각을달리했었던기억이있다.
그때,하관식을뉴스로보며"저분이젠평안하시겠네"라는생각이들었었다.
그후,많은장례식에참석했지만,미국장례식은정말"나중에봅시다"라는말이나올정도로
잠간의송별식같았다.
우리가천국에서만난다는희망이있기때문일꺼다.
만일석달남았다고한다면어떻게할까…
시간이좀없지만,카작에가느라살림을좀정리해서그건다행이었다.
유언장도만들었고,
아이들은삼십년길러놨으니자기들이이젠알아서잘살것이고,
엄마가그리우면무덤에와서엄마본듯지껄이면될것이고…에구가엽네.
남편은아무래도마누라죽고당분간은혼란스러울터이지만,언젠가는다른여자와만나잘살겠지.
착한남자라서어떤여자든지함께살기는쉬울꺼라…나같은마누라하고도잘살았으니까.근데,
좀심심할지는모르겠다.
연로하신부모님,특히울엄마는어쩌나…
아버지는이미깜빡깜빡하시니,별로걱정이안되는데,
요즘기력이쇠약해지신어머니에게는어떻게감출것인가…아,이게불효구나.
다시누웠다.
잠이오면자야겠다는생각이들었다.그래서자다깨다했다.
링거주사때문에오줌마려울때마다딸을깨워야하는것이미안했다.나혼자서도할수있을것같은데,
고집부리지말아야지.말잘들어야지,하는생각으로할수없이깨웠다.
아침이되어정신이나니까어제오후부터무슨일이벌어졌었는지감이확실히잡혔다.
우습고어처구니없었다.
아직도우리는이틀후카작으로떠나는신분이었다.
월요일이면미국에서의모든연락이끊긴다.
내게일어난이일은그동안준비해온모든일을다시원점으로돌이키는것이었다.
그수속또한복잡하다.남편에게너무미안했다.
"켓스캔결과는좋습니다.암이퍼지지않았어요.그리고지금소견으로는림포마라는위종양입니다.
월요일이나화요일에최종결과가나오면암전문의와만나실겁니다.이병원에서는더이상검사할것이
없으니퇴원하세요."
소화기전문의닥터샤의설명이었다.
일단우리는안심했다.
"사실어제위내시경검사한닥터페니는한국사람들에게많은다른암이라고생각했거든요.그게더어렵데요.다행이예요.엄마."
딸은나를끌어안고울었다.불쌍한것,말은못하고밤새얼마나걱정을했을까.
목사님과여러사람에게결과가아주나쁘지않다고전화를건다.
잠시후,암전문의가왔다.그녀의이름도샤.인도인.
"제가오늘이병원언콜이었는데,마침연락이되어왔습니다.최종결과를기다려야하겠지만,
위림포마는수술안하고항암치료만으로도잘된다는리포트가나왔습니다.
다음주에만나이야기할것이지만,앞으로몇가지추가검사를받고,제가휴가갔다와서9월초부터
치료시작할수있을겁니다."
마음에들었다.분명하게말해주어환자를쓸데없는추측이나절망에빠뜨리지않을것같았다.그리고
잘만나주는의사일것같았다.
이렇게금새암전문의를만나게되는것도행운이다.아무의사도모르는우리로서는.
암전문의가돌아간뒤,우리는미세스안이사온쥬스로건배를했다.
그리고남편더러기도해달라고했다.하나님의돌보심에감사,의사를위해서,그리고기도하는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