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랜드(Bland)
오래전딸이어떤총각을만났는데,슬쩍물어보니
"블랜드해요."
당시엔그게그저차분하고유별나지않다는뜻인가보다생각했었는데,
이번에퇴원하면서블랜드한음식을먹으라고해서bland뜻을찾아보았더니,
순한,온화한,한편으로는김빠지고재미없다는의미가있다.
순한사람치고재미있는사람별로못봤으니이해가간다.
또한침착하고편안하다는뜻도있다.
먹는것이블랜드한것으로바뀌었으니삶도블랜드하게바뀌어야겠지…
오십대가되어내가겁없이정한인생좌우명이있는데,
"푸근한늙은이가되자"였다.
그런데,어딜가도사람들은남편만인상이좋다고했지나더러는별말이없었다.
속으로,
"냉수한그릇얻어먹어도나한테얻어먹는데,당신들은왜저사람만좋다고하시나요?"
교회,한인회,어디든지사람만나는곳에필요한돈과물질은내가다챙겨주었건만,
남편만좋은사람이라고하니서운했었다.
그러거나말거나,
가끔씩푸근한노인네를만나면인생이아름답다고생각했기에,
나도늙는것겁내지말고저처럼푸근해져서지친젊은이들잠시라도쉬게해주어야겠다
생각하면서정한좌우명이었다.
지금가만히블랜드한삶이란무엇일까생각해보니이게바로푸근한삶이아닌가하는생각이든다.
삶에톡톡쏘는맛도있어야겠지만,그건젊고건강할때이야기이고
지금은암환자가되었으니우선뱃속이편해야하는데그러려면남을쏘지도말고남에게쏘이지도말아야
한다.
하루를살아도입맛개운하게톡톡쏘는맛으로살겠다는사람도있으나,나는이제그런사람을존경만할뿐,
따라하지는못하게되었다.
딸애가만났던그블랜드한총각이야기는더이상모른다.블랜드하다는것외에는.
내딸도블랜드한편인데,
그래서잘이어지지가않았나보다.서로심심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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