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딸둘을대동하고암센타에갔다.
어제휴가를내어집에온큰딸이,병원에들어서더니좋다고하기에뭐가좋으냐고물었더니
"이런좋은병원에서엄마가치료받는것이좋아요."
전혀복잡하지않고,쾌적한병원이곳저곳에노인부부들이앉아있었다.
우리교회에가면내가젊은이가되는것처럼,여기서도그랬다.
비행기일등석같은(타보지는않았지만)의자가있는작은방에서,혈관으로주사를맞고한시간넘어
안정을취하며누어있어야한다.그런다음캣스캔으로간다.
가져간책도못보게하고,전등도껐다.
나는이빨뽑을때도잠이드는사람이라고큰소리치며,딸을내보내고혼자있으려니잠이안왔다.
아무리편한의자라도꼼짝못하고누어있는것은고역이다.
간호원은그저움직일때살살하라고만했지만,나는고개만살짝옆으로돌렸고몸둥이는죽은사람처럼
내버려두었다.
내일이면아들이와서,주일예배에딸과함께합주를하겠다고했다.
그래서찬송가를생각해내려는데,갑자기박전도사생각이나며눈물이나기시작했다.
그전도사는시력이거의없었다.
어릴적에제대로치료를받지못해그렇게되었다는데,
청각이좋아서인지피아노를잘쳐서내가다니던신학교에서교회음악전공을하고있었다.
그때마침,음악대학은건물을새로짓고,피아노도새로많이들여놓았는데,
그때마침,작은딸이찬송가반주를배우고싶다고해서그전도사에게레슨을받기시작했다.
그전도사는음악대학을나오지않아서,서울의좋은음악대학나온다른한국유학생에게인정을받지못한
상태였다.
그는녹음기에교수의강의를녹음해서,아내가점자로쳐주면그걸로공부했다.
그러나그의실기는라흐마니노프를연주해교수의인정을받을정도였다고한다.
아무튼,
나와딸은그에게찬송가반주를배우기시작했다.
박전도사가나더러처음연습하라고한것이"죄짐맡은우리구주,어찌좋은친군지"였다.
그찬송은음악적으로도그것부터시작하는것이좋다고했다.
검사실에누어그때그찬송가와그의얼굴을생각해보니,다시눈물이주르륵흘렀다.
도넛가게의땀과기름에젖은티셔츠차림으로달려가면서,
눈이안보이는선생님께레슨받는것이얼마나다행인가,하던것이생각이났다.
그러면서,
좋은시설에서치료받는다고좋아하던큰딸의환한얼굴도생각이났다.
감사와감상으로눈물은계속흐르고,찬송가의가사는입에맴돈다.
"주께고함없는고로,복을얻지못하네.
사람들이어찌하여아뢸줄을모를까"
안믿는사람들은이상하게생각하겠지만,그때하나님에대한감사가마음에밀물처럼일어,
눈물로코는막혀가지만머리와마음은시원해졌다.
당연히평안과기쁨이마음에가득찼다.
간호원이들어와서불을켤때까지눈물이흘렀다.
그녀가나를안쓰럽게보는것같아서,
"울어도괜찮지요?"
"그럼요."
"지난일들을생각하니행복해서울었어요."
"오,앞으로행복한날이더많을꺼예요."
그러면서나를팻스캔기계가있는방으로데리고갔다.천사같은간호원.
기계는캣스캔과비슷했다.
편안히누어20분동안검사를받는다.눈을감고몸이기계속으로들어갔다나왔다할때마다
"기계야,너를만든사람과,그사람들을만든하나님을생각해라.네가하는것이아니야."
그랬다.
끝나고,바로집으로돌려보내면서물많이마시고,배고프면먹고,3시간쯤쉬라고했다.
그때야아마방사선이다빠지는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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