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우신 선배님
닥터김내외와점심을했다.

"아유,얼굴좋네."

"제가아픈걸어떻게아셨어요?"

"한국그로서리에가서사람들이말하는걸우연히들었어.전화도안받는다고해서,걱정을많이했지."

남편의10년쯤선배이신그내외분,다른선배부부들처럼똑똑깐깐.잘났다.

그분댁에가면손수구운케익과홍차가나온다.

정말맛있다.

잉글랜드제(브랜드네임을잊었음)찻잔에,접시,은수저,냅킨,아무튼,

달그락거리는소리도조심하면서숨죽이고차마시고,케잌먹고,

이건완전사돈상견례보다더조심스럽다.

화제도맨고상한것뿐이다.어디미술관이어쩌구,박물관,대학,논문,복지제도,

골치.

,자기친구의딸이하바드,딸의친구남편이스탠포드,사위의여동생이존스홉킨스

(좐합킨스라고절대발음하지않는다),가끔씩독일과영국의대학도줄줄이늘어놓는다.

아무리자기들이그래도난,그집벽에걸린수예품을보면긴장을푼다.

내취미는아냐.

자기취미지.

그런데,자기취미자랑에내가기죽을건없잖아.

한번은,퀼트하는선배집에갔는데,내손을잡아끌고안방으로가이불보를보여줬다.

하얀공단에빨간장미하나가퀼트된것이다.

내취미가아니었다.

난차라리아이들오줌싼얼룩을누빈것이더좋다.

그래서그선배마누라에게찍혔었다.

그런선배부인들을보면좀귀엽다.사실하나도어렵지않는데,어려운척해준다.

그래서인지이사람들이의외로나를좋아한다.

자기들수준에미달이라여기고마음을놓는것같다.

아무튼,

일본식당에서런치박스를먹으며,

온갖병과유명한의사와유언장에대해한참설명을들었다.

우리가아무리발광을해도세금과변호사에게다뜯기는게유산이라고했다.

그래서안뜯기려고책을두권사서지금보고있는중이라고했다.

그러니까…우리는나중에요점만들으면된다.고마우신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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