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위에떠오른달을보며,
내일보름달은더완전할꺼다생각했었다.
오늘비가오니,
그나마어제쬐끔이라도달을봐두었던걸다행으로여긴다.
약혼자의동생들을만나는날이었다.
서울의대학에붙은시누이축하선물로명동의와이셔츠가게에서셔츠를하나맞추어주고,
우리는신세계백화점의전주비빔밥을먹으러갔다.
나는중3짜리막내동생을데리고나갔으니까,
약혼자쪽세명,우리두명,합다섯사람이었다.
그런데,
내약혼자는비빔밥을3개만시켰다.
어떻게나눠먹을까…그들셋이서두그릇,우리둘이서한그릇.
집으로돌아오며나는막내동생에게,
"얘,미안하다.지금이라도관둬버릴까봐.너무쫀쫀하지?"
동생은내팔을끼며해말갛게웃더니,
"언니,김무생이지금은돈이없어서그렇지,35살쯤되면언니가좋아하는칵테일도사주고,
스테이크도사줄수있을거야."
내약혼자는당시인기탤런트김무생씨를닮았다고우리집에서는김무생이라고불렀었다.
아무튼,어린동생에게치부를보인것같아부끄러웠었다.
그리고한달있다가결혼해버렸다.
그때그약혼자가,이제야겨우비빔밥을사람숫자대로사주고,가끔씩파전까지도얹어시켜주곤한다.
35세가아니라그보다무려25년이더지난60에서다.
다섯사람이비빔밥세그릇을나눠먹는것이,
혼자한사발다먹는것보다분명더맛있을텐데,
나는그맛있는비빔밥을제대로맛도못보고지금까지온전한한사발만기다리며살아왔다.
슬픈이야기지만,
이제내몫으로한그릇사줘서먹을수있게되니까,배가탈이났다.
어제,
하루덜찬달이떠올랐는데,보름달을기대하고설렁설렁봐넘겼었다.
오늘비가오니,
어제실컷보지못한달이아쉽다.
비빔밥반사발맛있게못먹은것처럼
자꾸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