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에게
네가남기고간첼로CD를들으며밖을내다보고있는데,

"엄마,어때?"하며네가아래층에서금새올라올것같더라.

그럴때면나는

"?"하고싱뚱맞게대꾸했었지.

그동안다정한네마음과코드를맞추어주지못한것이너무아쉽구나.

"엄마,어제밤자다가보니환한빛이쏴악들어오는거예요.너무놀랐어요.가만히보니그게

달빛이잖아요."

추석날네가그렇게말했었지.

그래,

너는커튼사이로들이치는보름달이신기해엄마에게그감정을전하려고애썼는데,

엄마는"그랬어?"라고만했지.오래오래맞장구를쳐주지못해서미안하다.

헌데,

쏴악이라는표현은언제배웠어?

얼마나많은시간을말못하고혼자생각만하고살았을까.

죽어라일만하는엄마,다른세상사람처럼책만보는아빠,

교회에가면알아듣지못할한국말들,학교에가면들리는신기한이야기들,

그가운데서엄마에게할말이얼마나많았을까

어딜가도집을그리워하며오고싶어안달하던네가참고마웠다.

늦잠잔다고구박을디립다받으면서도집구석에만붙어있어준것이고맙고,

소리소리지르며아무리깨워도안일어나다가도,

베이글굽는냄새만나면벌떡일어나눈치살살보며나타나던네가

옆에없으니너무허전하네.

그때가너와나의가장행복한시절이될것이라는것,이미알고있었다.

엄마가영어를좀더잘했더라면,

너희와하루종일집에있어주었더라면,

지금보다는훨씬더다정하고재미있는엄마가되었을꺼라,그치?

그러면서도엄마는너희셋을낳은것을다행으로여기며

"자기들끼리도잘놀거야."위로했었다.

이제너희형제들이모처럼한곳에다모였으니까.어릴때처럼재미있게살아봐.

속닥속닥서로말도잘통하고,아직배우자나애인도없으니까좋을꺼야.

밤엔나다니지말고집에만꼭붙어있어라.그리고싸우지말고.

그럼잘있어.

p.s.Ilov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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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이가늘게나온다고하는걸"streamisnarrow"라고했었니?

그럼오줌통이묵직하다는건뭐라고해야하는거야?이번목요일에닥터만나면물어볼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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