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7일
치료마치고나니방사선전문의를잠깐만나라고했다.
원래금요일에만나기로되어있는데,왜그러나싶어걱정이앞선다.
"닥터훨큰버그는휴가라서이번주엔안나와요.그래서오늘다른의사를만나는거예요."
나이가지긋한남자의사인데,
약간두통이있다고했더니다짜고짜타이레놀을먹으라고했다.
"타이레놀?"
"집에타이레놀없어요?"한다.
"있지요.그러나안먹어도견딜만해요.그동안약을너무먹어서…"
"그래요.그럼."
좀메스껍다고하면구토약,가스가찬다고하면넥시움,약간두통이온다고하면타이레놀…
약먹으라고할까봐무서워어디아프단말을못하겠다.
내가알고싶은것은
왜두통이나는지,왜가스가차는지,왜구토가나는지인데,
의사들은무조건약만먹으라고한다.
폐결핵을앓던미우라아야꼬의말이생각났다.
그녀는하루밤에일곱여덟번씩소변을보아야했는데,
의사에게말했더니무조건오줌이나오지않는약을주겠다고했다.
화가나서그녀는말한다.
"열이오른다하면해열제,설사에는지사제,기침을하면진해제,이런식이라면어떻게의사를믿을수
있겠는가,그원인을조사해내어적당한조처를취해야만이정당한처사가아니겠는가."
그녀의폐결핵증세는점점더심해지는데,의사들은엑스선사진에안나타난다고무시했다.
결국노련한의사의청진기가그의공동을발견해냈다.
그녀는또말한다.
"어째서의사들은이토록철두철미하게환자가호소하는증세에귀를기울이려고하지않는단말이냐…
엑스선사진에똑똑하게나타나지않았다고그대로방치해두었더라면뼈가완전히썩어서
나는죽는수밖에없었을것이아닌가."
문득최진실문제도같은말을할수있는것이아닐까생각해보았다.
그녀를담당했던의사,목사들은그녀가호소하는증세에귀를기울였을까,
그래서원인조사와적당한조처를취했을까,아니면무턱대고약만처방했을까.
아무튼,
미우라아야꼬는이일로깨달음을얻었다.
죄의식이없는고로
자신마음속에자리잡고있는죄라는암을발견하기가힘들었고,
발견하고나서는치료받기위해즉각세례를받았다고적고있었다.
내가알딸딸한얼굴로의사를바라보니까,닥터영은기분좋게
"이암은방사선에아주센서티브해서확녹아버려요."하며두손으로깔아뭉개는시늉을했다.
그러면됐다,쉽게일망타진이라니까.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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