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틀담의 성자
BY 벤조 ON 10. 13, 2008
"과연프랑스답네요.자기머리를손에들고몇킬로를걸어갔다고요?"
노틀담사원의벽에는잘린자기머리를손에들고있는서있는성자가조각되어있었다.
"하나님을믿으세요?"
우리를안내하던한국인택시운전사가나를보며물었다.
"네."
"그런데도저순교자가자기머리를들고걸었다는이야기를못믿겠다구요?"
"???"
이십여년전,우리가족은유럽여행을하고있었다.
마치난민대열처럼아이들셋과어머니,우리부부가기저귀보따리까지끌고다닌여행이었다.
파리에서우리를가이드하던한국인택시기사는유학생으로왔다고했다.
그는우리식구가많은것을보고큰벤츠를몰고나와시내관광을시켜주었는데,
에펠탑과개선문을배경으로넣으려면어디서사진을찍어야제일잘나오는지,
밤에는어떤쇼를보아야재미있는지,몽마르트르에가면누가초상화를잘그리는지,그리고
노틀담에와서는그역사에대해이런저런이야기를들려주고있었던것이다.
"파리는정말실증이안나는도시예요.내가이렇게몇년동안택시운전을하지만한번도지루해본적이
없어요.관광객을끌려고거짓이야기를만들필요도없구요.
생각해보세요.
사람을만드신하나님인데,머리잘린순교자가자기머리들고1킬로걸어가게못하실거같아요?"
20여년전이야기라서다른이름들은잘생각나지않지만,
그택시운전사의말은아직도귀에쟁쟁하다.
그래서내가뭘의심하거나못믿을때면문득그운전사와노틀담의성자생각이난다.
그택시운전사는결코자신의말한마디가
지구상의어느여자의머리속에몇십년씩기억되어져있다는것을알지못할것이다.
그냥무심코뱉은한마디였을테니까.
그렇다면나는
어떤말을어떻게뱉으며살아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