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번쩍하는 통증
나는지난816일위암진단을받고,

오늘,1023일마지막방사선치료를마쳤다.

조기발견에다천천히자라는게으른암이라서수술도안하고,키모테라피도안받고,그냥

방사선치료만받았다.

10주걸렸다.

그중5주는검사와진단으로보냈고,나머지5주동안방사선치료를받았는데,

별통증없이잘마쳤다.

남들은다지옥을헤매다나온것처럼아팠다고하는데,나는아니어서오히려얼떨떨하다.

"목사님,저는성령을받았는지안받았는지잘모르겠어요.불이번쩍하지도않았고,졸도도안하고,

환상도안봤거든요."어떤여자교인이물었다.

"자매님,성령은모든사람을다번쩍지지거나펄쩍쓰러트리지는않습니다.

저는성격이급해서인지생겨먹은대로요란하게지지고볶으며예수를믿었습니다만,

얌전한제친구박목사는조용히평화롭게예수를믿었거든요."

그분말씀은각자성격대로예수를믿고,영적인생활을한다고했다.

학교다닐때내별명이"천하태평"이였는데,

강의시간에아무리늦어도뛰는법이없고,누가뭐라고하면그냥웃어넘기고,자기주장을잘내세우지

않아서였다.(이부분에서동생들이항의할거다.손발잘씻고,집에일찍들어오라고무섭게잔소리했던

기억이있기때문이다.)

아무튼,

감각도좀무딘편인지비꼬는말을해도얼른쏘아주지못하고집에돌아와서야멋진(?)대꾸가생각이나

가슴을칠때가많이있었다.

,

그옛날숨쉬기도힘든빽빽한만원버스속에서웬남자가내가슴에손을떡대고있는것을한참동안

모르고내버려둔적도있었고,

아이셋을낳을동안입덧이라는것도모르고지냈었다.

그래서인지

남들은모두힘들어죽겠다는암치료와골수검사,백혈구주사등을맞으면서도

이제나저제나아플까기대하다가(?)그냥어영부영지나고말았다.정말무딘성질탓일까?

오늘치료를다마치고,

주은택님의블로그를읽다가다시한번내통증에대해생각을해보았다.

그래,

육신의통증은못느꼈다고하지만영혼의통증은어떠한가?

이순자씨는대통령이된남편의넙적다리를꼬집으며"이게꿈이냐생시냐"콧소리를했다지만,

나는내다리를꼬집으며

"너자만하고있는것아냐?죄에대한통증은없는거야?"자문한다.

두렵다.

육신의통증을모르고암을키웠듯이,영혼의통증도모르고죄덩어리를키울까겁이나기때문이다.

의사들이내암을아무리고치기쉬운암이라고큰소리친다한들,아직도암세포를확실히죽이는방법도

모르고,언제다시돌아올지도모른다.그냥나를불안하게지켜볼뿐이다.

그러면과연내가믿고맡길데는어디인가?

암진단을앞둔새벽,

침대에걸터앉아지난60년세월을돌이켜보았다.괜찮게살아온것같았다.남들은고생했다고하지만

나는그렇게생각하지않았다.

솔직히죽음이낯설고두려웠지만,생각보다조금일찍맞은것뿐이라고스스로달랬다.

내가먼저갈테니다들나중에보자,라는생각도들었고.

죽기전에뭘급히처리하거나마무리질일도별로없는것같았다.

오로지걸리는것은부모님,"울엄마"뿐이었다.

죽으면당연히천국으로갈거라고생각했었다.

이생각저생각끝에,

일단소변이나보고나서잠이나다시자자,그랬다.

이래서내자신이두렵다.

통증에무뎌서암이10센티까지자라도록내버려두더니,

이제죽음을앞두고도아무통증없이잠을쿨쿨잔다.

이처럼무딘자각증세에겁이나는것이다.

영혼이아픈줄을모르고있었다면,그동안키워온죄덩어리는얼마나클것이며,

그래서말기가되도록징그럽게자라버린영혼의암덩어리를끌어안고있다가

지옥으로떨어져버리는것은아닐까.

게으른나를꼬집어깨운다.

다시는암에걸리고싶지않다.통증이심하건가볍건간에.

육신의암이다행히조기발견되었듯이,이를교훈삼아영혼의암도조기발견치유하고싶다.

죄의식도없고양심의가책도없이뻔뻔히사는암인생이되고싶지는않다.

고통스럽더라도

죄덩어리를말끔히녹여내고제대로치료받아영혼의암에서해방되고싶다.

그래서겸손하게무릎꿇고나를만드신그분께몸과마음을맡기고스스로묻는다.

죄의자각증세는없는가,죄에대한통증은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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