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처음 가 본 패디큐어 살롱
딸이사는동네는전문직젊은이들이많다.

내딸도말하자면그런부류인데,지난토요일에는체육관가고,패디큐어하고,미장원에가는아주빡빡한

하루를보내는그애를따라다녀보았다.

"패디큐어살롱이어떻게생겼는데?"

내가궁금해하니까,발마사지도해주니같이가자고해서따라갔다.얼마인지묻고싶은걸꾹참았다.

작은딸말이그런거자꾸묻는게아니란다.

나는생일에꽃을보내오면"와,이쁘다"고하면서도,그값을꼬치꼬치물어너무비싸니다음부터는보내지

말라고하기때문이다.(미국의100불짜리꽃배달은사실별거없다)

그리고100불넘는꽃을일주일도못보고버리는건너무아깝다.

발가락다듬는가게는아이들사는콘도건너편에있는데,월남사람이하는가게였다.

들어가보니,젊은미국여자애들이(내딸나이정도)동양여자들을발아래두고긴의자에여왕처럼

죽앉아있었다.늙은이는나뿐이었다.

나는급행에다발마사지만받기로했는데,갸날퍼보이는월남여자가10분동안발을조물락거리더니

다끝났다고한다.간지럽다말았는데,30.

북어팔남편이꾹꾹눌러주면뱃속까지뻥뚤리는데정말돈이아깝지만,

"난생처음이런거해봤네.발도매끈매끈해졌고…"딸에게감사했다.

아무리불경기라고아우성쳐도,내딸을비롯하여젊은이들은할것은다한다.

그래서인지요즘같은불경기,감원열풍에도패디큐어집은꽉차있었다.

우리아이들만해도그동안써오던것을과감히줄이지는못하고,기껏해야외식을좀자제하는것뿐이다.

그것도고칼로리를염려해서이다.

"LegallyBlond"라는영화에도,하바드법대생인주인공이스트레스가쌓인다고냅다매니큐어살롱으로

달려가는장면이있다.물론영화이지만,젊은여자들의습관이라는게참무섭고,끊기가힘든가보다.

다음순서인미장원은워싱턴시내에있었다.

큰딸을미장원에데려다주고,작은딸과나는죠지타운의극장에가서새로나온007영화를보았다.

작은딸은우간다에있을때,미국으로돌아오면두가지하고싶었던것이있었는데,

007영화보는것과,다이너에가서맛있는미국음식을먹는것이라고했다.

퀀텀솔레이스,

제목이어려워서잘외우지도못했는데,

퀀텀은아주작은물질을말하는것이라니까"약간의위로"라는뜻인가?

영화는그저그랬다.

"영어한마디몰라도되겠더라.저렇게주인공대사가없는영화도드물어."

"그러니까돈은많이벌겠지요.영어모르는온세상사람들이다볼수있으니까요."

나는이영화를"10세이상입장불가"로하는게낫겠다는생각이들었다.시력만있으면볼수있는영화.

지난번"디워"를볼때처럼내가너무어린애취급을당한것같다.

아들은제임스본드로나오는배우가너무심각해서보기싫다고했다.

하긴,지난번007들처럼잘생기지도않았고,유들유들하지도않고,생전웃지도않고,

거기다잘빠진여자배우와섹스하는것도없었다.

처음부터끝까지그냥엑션,엑션,또액션.

,새로운기술도없고.경치구경도전번것보다떨어지고.

뒤에앉은여자가기침을쿨룩쿨룩하기에얼른맨앞으로갔다.영화를보면서도어디서기침소리안들리나신경이쓰이니까그나마집중도안되었다.

미장원에서큰딸을다시픽업해서버지니아쪽으로건너와,

아들을태우고카알라일이라는다이너로갔는데,항상주차장부족,좌석부족이라서한참기다리던식당이

전혀기다리지않게했다.

아이들이사는동네는그야말로세계각국의크고작은음식점들이널려있다.

어디든지저녁시간에는꽉꽉찼었는데,요즈음은안기다리고드문드문자리도비어있다.

불경기의시작이다.

나는에피타이져하나시켜놓고아이들것한입씩맛보았다.외식을하면가스가잘차기때문이다.

음식은맛있었다.

버터와치즈를적게넣고도맛있게할수있는식당이잘하는식당이다.

모처럼애들따라다닌날,

죽도록일하고,돈쓰는것으로스트레스를푸는젊은이들이일과돈이떨어지면어떻게살것인가,

그게염려스러워지는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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