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작가는나의송별회를음악회로대신했다.
큰딸이워싱턴에있는내셔날심포니오케스트라표를산것이다.
아이구좋아라!
우선,오랜만에아이들모두함께가니까좋고,
내가좋아하는챠이콥스키비창교향곡에다,
이자크펄만이연주,지휘를하는색다른컨서트였기때문이다.
연주회장은케네디센타,아이들집에서다리건너면바로다.
홀은꽉찼고,기침소리는별로안들렸다.
우리일행네명을들여보내느라일어선옆자리부부가인상을쓴다.
미안해요.
그러나시작하면우아하게들을거예요.
절대로3악장끝날때박수안치고,
만일당신들박수치면그땐내가비웃을꺼예요.
(비창교향곡은3악장이끝나면이상하게도사람들이박수를친다.)
드디어이자크펄만이양쪽에목발을짚고힘들게걸어나왔다.
단위에놓여진의자에앉아바흐의콘체르토를직접연주하면서지휘도했다.
모차르트교향곡은지휘만했다.
드디어차이콥스키의비창.
지금껏내가들은비창중에가장극렬한비창교향곡이었다.
이곡은나에게는항상달콤한비창이었는데,이번연주는달랐다.
발악을하는것같았다.
바이얼린도,트럼펫도,병풍처럼둘러선더블베이스도막아우성을치고있었다.
그래,
슬픔이크면악을쓰기도한단다…써라,써!질러라,질러!
이자크펄만의해석이마음에들었다.
드디어3악장에들어갔는데,왜그렇게조마조마숨이차기시작하는지…
긴장이점점고조되며저절로주먹이꽁꽁쥐어진다.그러다,
모든현악기의활이위로올라가서깃대처럼딱멈췄는데순간,박수가터졌다.
나도얼결에박수를쳤다.
아아…웬수의3악장!
"어머,내가깜빡했네.이거3악장끝난거아냐?너도박수쳤어?"
잠깐오케스트라가숨을고르는동안작은딸에게물었다.
"아니오.그러나엄마,치고싶으면맘대로치세요."
에구…
옆의아저씨가본다.
4악장이시작되었다.일명"자살의장".
오케스트라도,나도,3악장에서진을다뺏는지죽을맛이었다.
차이콥스키는왜3악장으로끝내지않았을까?
4악장에서죽이려면왜잔뜩흥분을시켜놓았을까?
오케스트라는계속죽을듯이가라앉는데,사람들의기침소리는점점거세지기시작했다.
좀참지.정말성질이나네.
현악기의활이드디어힘없이내려가며4악장은끝이났다.
기립박수.
목발을짚은지휘자에게,그리고미친듯한오케스트라에게.
옆의아저씨와아줌마는박수도안치고먼저나가버렸다.
서둘러자동차를빼봤자와인한잔하러가는걸텐데.
그래서
우리도멋진식당을찾아갔다.
창가에앉아,영화보듯겨울도시의가로등을보며와인을마셨다.
뜨거운이집트민트차,
작은딸이나에게는특별히그걸시켜주었는데,
민트의싸아–한맛이입안과콧등,가슴에퍼지는걸느끼며중얼거렸다.
"그래,좋으면박수를치는거다."
Share the post "우리는 왜 박수를 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