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카작의 천변풍경
성탄을축하합니다!

사흘전부터눈이오기시작해서녹지않고계속쌓였다.

일기예보에는영하13도까지내려갈것이라고했는데,인터넷검색을해보니새벽5시현재영하3,

그래서아침산책을나갔다.

몇십년만에보는설경에그저감탄뿐이다.

앞산의눈이녹을때를대비해서정비해놓은하천주변을걷는다.

거기에는고층아파트와"MEGA"라는쇼핑센터가위용을자랑한다.

그래서우리끼리그곳을메가개천이라고부른다.

어제는하천입구에서만년설앞산이다보였는데,깜빡잊고카메라를안가지고나왔었다.

오늘은안개인지날이흐려산이전혀보이질않는다.그래서사진도흐리다.

카작에도착한그날새벽부터걷기시작했다.

그동안아침기온이보통영하5도쯤되었는데,알마티는산에가려서인지바람이전혀없어체감온도가

영하같지가않다.

눈이안올때는운동화를신고걷기시작했는데,이제는미끄러워미국에서사온부츠를신어야한다.

멋있는가죽부츠가아니라신발바닥이톱날처럼우왁스러운부츠다.아주잘샀다.

거기다남편의오리털파카까지중무장하고나선다.

참나무에눈이쌓이면어떤모습이되는지보여주려고솜을뜯어크리스마스츄리에올려놓던일,

그러나아이들은그것보다는주렁주렁매어달린색색의오나먼트를더좋아해서나중엔다뜯어버렸던일

얘들아,

이게바로엄마가보여주려고했던크리스마스츄리야.

핼로,헬로,여러분들!메리크리스마스!

흰눈속의검정개.

러시아할머니같은주인과이시간에마주친다.

셔터를누를때까지는얌전히나를응시하더니갑자기훌쩍도망간다.

구소련습관이남아있어서검둥이도사진찍는것을의심스럽게보는가보다.

샘이"IloveBenjo"라고쓰고있다.

작년겨울알라바마에모처럼눈이쌓여서"IloveSam"이라고써놓았었는데,

오늘은샘이그짓을한다.닭살.

그러나가르쳐주면잘하는것이내남편북어팔.

그동안너무바빠서마누라사랑하는법을못가르쳐준것이후회된다.

눈쌓인겨울벤취는범접하기가어렵다.

지난밤의복잡한사연들을포근히덮고,심지어눈부신정결함으로거기있다.

이길로계속올라가면천산산맥으로가지만,우리는항상여기서돌아간다.

맨손체조도하고,숨을고르고다시집으로향한다.왕복6킬로쯤.

카작에와서딱하루거르고매일나오는산책길이다.

내일부터는영하20도가넘는다는데

우리가사는아파트.

여기도부동산거품이꺼지며분양광고깃발이허술한어린이놀이터에날린다.

요런장난감같은어린이놀이터도내세울만한중요한근린시설인가보다.

출근시간의아파트앞길이복잡해지기시작했다.

전차와버스종점이있다.아직도전차가다닌다.

자,집에다왔네요.

여러분행복한크리스마스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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