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님의 글을 읽다가…
저에게는26년전두바이에서산순모니트원피스가있습니다.

메이드인이탈리아입니다.

원피스라지만,마치중세의수도승들이입었던사제옷같은느낌입니다.

회색의긴몸통에보랏빛섞인자주색의풍성한터틀넥,그밑으로검정색의짧은가디건이붙어있지요.

그러니까세가지색깔이배합된코트같은니트원피스입니다.

그냥상상하는게더나았을지도…그림솜씨가없어서.

84년에사촌동생의결혼식이있었는데,그때이걸입고참석했었지요.

"우리큰딸이제일멋지더라."

한복을안입었어도어머니께서만족하셨습니다.

그런데,

그원피스를미국에와서몇년있다가꺼내보니좀이먹었더라구요.

제가미국에서도더운곳에만살아서두꺼운옷입을일이별로없었고,

또폼잡고갈데도없었기때문에그냥걸어놓기만했었는데,어느날살펴보니구멍이난거예요.

깜짝놀라다른순모양복들도꺼내보니그것들도거의다좀이먹었더라구요.

남편의양복도,제양복도,또순모스웨터도다구멍이나서할수없이버리고,

앞에말한원피스만남겨놓았습니다.땜질이라도해서입으려구요.

그후에딱한번,

구멍난곳안쪽에반창고를붙이고,어딘가입고갔었습니다.

어디였는지잘생각이안나는데,

확실한것은그옷의멋을알아볼만한사람들이모인곳이었어요.

아직도그옷은제옷장에있습니다.

그옷은저의과년한딸을생각나게합니다.

제딸은

그옷처럼정말좋은디자인과재료로만들어진,고급옷과같습니다.

볼줄아는사람만알아주는그런품격있는옷이지요.그런데,

아직안팔리고있습니다.(고슴도치도제새끼는흠흠한다지요?)

지금제옷장의옷들은주로T.J.Max에서싸게산것들입니다.

눈에확띄어사도,한철열심히입고나면축늘어지거나색이바랩니다.

그래서다음해에는입기싫어지지요.그러면서도옷장제일앞을차지하고있습니다.

메이드인이태리의순모니트웨어를밀쳐놓고요.

그래서저는너무가슴이아픕니다.

사람이나옷이나때를잘만나고,주인을잘만나야빛을보는구나하면서요.

희망님은봄을기다리며,

자기옷장에서겨울동안입었던옷들과앞으로입을옷들을꺼내세탁소에맡겼다고합니다.

그러고나니옷장의숨통도좀트이고,남은옷들의눈길도느껴지는것같았다고하시네요.

그글을읽고나니저도생각키우는것이많아졌습니다.

몇달있다가,

알라바마의내집에돌아가면,

싸구려에가려옷장구석에서빛을못보던좋은옷들부터꺼내세탁소에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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