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통의 편지 (10)
BY 벤조 ON 2. 17, 2009
열번째편지:첫번째시련
5학년이되자,네가하루에두번씩목욕을하기시작했다.
주말에는세번씩도했다.그래서엄마방목욕탕엔옷이한무더기씩쌓이고샴푸와비누가푹푹없어졌다.
너는꼭엄마방목욕탕에서샤워를했었어.거기가넓다고.
하루는,세탁하기위해청바지주머니를뒤지는데꼭꼭접은종이쪽지가나왔다.
"돈이야,난네가좋아.
다른애들은내가테드를좋아한다고말하지만,사실은너를좋아해(like).
이거비밀이야.안드리아."
그랬었구나…
엄마는그편지를보물처럼잘보관해두었다.네가받은첫번째연애편지일테니까.
좌우지간,
너는갑자기깨끗해지고,비누냄새팍팍풍기며,누나들과싸우지도않았다.
그렇게두달쯤지났는데,어느날갑자기빨래감이줄기시작했다.
엄마는궁금해져서큰누나에게슬쩍물어봤지.
"몰라요."
"네가한번물어봐.여자애이름이안드리아야."
"싫어.그런걸내가왜물어?궁금하면엄마가직접물어보세요."
"얘,나는영어를잘못하잖니.그런건영어를잘해야물어볼수있는거아냐?"
누나는자존심과책임감이좀생겼는지알았다고했다.
일주일쯤지난후,
"엄마,걔들정말나쁜애들이예요.돈이가너무불쌍해."
큰누나가말해준자초지종은이랬다.
안드리아는그반에서인기좋은여자애라고했다.그리고인기짱인남자애테드와사귄다고했다.
말하자면최고인기의남자애,여자애가애인이된것이다.
문제는,
그여자애가갑자기돈이너에게관심을갖기시작하니까,그학년의연애질서가좀흔들리기시작한것같아.
테드가질투를해서안드리아를의심하고,그들을은근히사모했던다른아이들이그들이깨지면
그빈자리를차지하려고머리를굴리기시작한것이다.
그래서,
남자아이들몇몇이모여아이디어를짰지.
그들은우선,"안드리아가돈이를좋아한다."소문을냈다.
당황한안드리아는어쩔줄몰라했고,그러자테드가노골적으로화를내기시작했어.
남자아이들은이사건을해결한답시고,
안드리아,테드,그리고너를불러자기들이증인이되어청문회같은것을했다.
그때까지,너와안드리아는서로눈짓으로은근히좋아했을뿐,
밖으로는안드리아와테드가애인이지,돈이너는아니었다.
남자아이들이너에게물었다.
"너정말안드리아를좋아해?안드리아가테드랑사귀고있는것너도알고있지?"
"응."
"안드리아도너를좋아한다고말했어?"
순간,
너는안드리아가"비밀로해줘",했던말을상기하며대답을못하고있었다.
"……………."
"왜말못해!"
"말할수없어!"
너는안드리아가있는그자리에서,
"안드리아,나너좋아해.그리고너도나좋아한다고했잖아!"라고큰소리치지못했다.
아,얼마나낙심했겠니…비겁한네자신에대해.
그러나,세상에는이런상황들이의외로많은것같다.
돈이야,
안드리아처럼"좋아하지만이건너와나사이의비밀이야."라고속삭이는여자를경계해라.
이런여자들은십중팔구남자들을곤경에빠트리지.
그리고남자들은이런여자들을사랑한답시고,보호한답시고만용을부리다가신세망치기도하고…
그러니까,
여기저기사랑을뿌리고다니는여자들에게걸려넘어가지말도록조심해.
나중에,다른일로나는너에게이런말을한적이있다.
"살다보면,참힘든결정을할때가있어.
너에게는그것이너무힘든결정이겠지만,주위의다른사람들이볼때는별것아닌것도많아.
그러니지혜로운사람들과항상의논해라.그리고나서도정말풀기어려운문제는하나님께맡기면되."
너,그때안드리아일생각나?
그때,너얼마나자존심상하고,남자답지못하고,비겁하다고자책했었니?"
그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