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스물 여덟통의 편지(11)
BY 벤조 ON 2. 23, 2009
열한번째편지:존경(Respect)
어느날,
너는거의100불이나주고산운동화를도둑맞았다.몇번신지도못했는데…
학교에서오케스트라시간에구두로갈아신고,운동화는로커에벗어놓았는데,누가훔쳐갔다고했다.
너는너무낙심해서말도잘못하더니,그후로다시는비싼물건사달라는말을안했다.
100불수업료내고졸라대는버릇과명품좋아하는버릇을싹고친셈이지.
아들인데도막내라서인지,너는뭘사달라고조르는일이많았다.
누나들은할머니께서부쳐준독립문표티샤쓰도두말않고입고,
선생님이자기가신던운동화를한보따리줘도선뜻받아신었는데,
너는꼭나이키,폴로등만사달라고했었다.
그래서할수없이누나들눈치를보며하나씩사주기도했어.
아무튼,
너의졸라대는습관때문에엄마랑싸움도많이했는데,
물놀이공원,록밴드공연,인도여행등너는가고싶은곳도많고,
그럴때마다엄마는no,no,no,해서서로피곤했었다.
"엄마는나를respect하지않아요."
놀러못가게하는것과리스펙트가무슨상관이람…생각하며
"얘,한국식은자식이부모를존경하지,부모가자식을존경하는법은없어."
"채드엄마는안그래요.채드가말하면뭐든지다들어줘요."
"그럼,너채드엄마랑살어!"
"거봐요,엄만항상그런말만해요."
자기를존중해달라는아들,아랫사람이윗사람을존경해야한다고우기는엄마,
우리둘은항상평행선을그었었다.
그러면서서로점점대화를잃어갔다.
네가말하는respect의뜻을깨달은것은훨씬나중이었다.
우리가조오지아에살때였는데,
그날도너는멀리알라바마시골에사는여자친구집에놀러갔다오겠다고했다.
엄마는여러가지이유로반대하고,
너는이미고등학생이된아들을못믿느냐고화를내며덤볐다.
"그래,네가바로고등학생이라서그런다.내아들일지라도,나는틴에이져남자애들을믿지못해.
그리고그먼길을오라는여자애나,그부모들도참이상하다.너시골의밤길이얼마나위험한지알지?"
결국너는화를내며그여자애집으로갔다.
엄마는네가너무건방지다고생각하며자리에누어버렸다.
마침,네누나가와있었는데,
"엄마.내가갔다오라고했어요."
"흥,잘했다.너는많이배우고,영어도잘하니까엄마보다분별력이더있단말이지!"
"엄마,돈이가화를내는것은엄마가못가게해서가아니라,
자기의말을주의깊게들어주지않아서그런거예요.그애도갈까말까많이망설였대요.
그러다가엄마께물어본것인데,
엄마가무조건안된다고소리지르니까가버린거예요."
"그래?이번에도또소리지른다고트집이냐?그럼조용한너희들끼리서로존경하고잘살아라!"
누나는나를한참쳐다보더니,
"엄마,한국말의존경과돈이가말하는리스펙은좀달라요…한잠주무세요."하며나가버렸다.
나는누어서가만히생각해보았다.
"너희가대접을받고자하는대로너희도남을대접하라."
돈이가말하는리스펙트란그런뜻인가?
엄마는너를항상조르기만하는막내아들로생각하고,너는엄마를항상반대만하는엄마로생각해왔다.
사실,우리서로그렇게되고싶지않았었지?
남의마음을먼저헤아리는것,그것이존경일텐데무슨이유에서인지우리는,
"엄마는내가하는것은뭐든지반대야."
"돈이는내가말하는것은뭐든지반대라고생각해."
서로이렇게생각했지.
네가시골여자친구네가겠다고했을때,
"돈이가얼마나심심하면그시골구석까지놀러가겠다고하는것일까…"라고
엄마는생각해야하고,
"그동네는남부레드넥들이많다니까엄마가걱정이되어못가게하는가보다."라고
너는생각해야하는데,
우리는
"또반대군,"
"또말안들어,"이렇게만생각했었다.
돈이야,
아직도우리사이에는이존경의문제가해결되지않아어려울때가많은것같다.
아직도엄마는네입장이되어주지못할때가많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