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란도트"
중국연변에한달반있으면서중국어를배웠었다.
"끝나기전에중국노래나하나가르쳐주세요.노래라면좀기억에남을것같은데…"
그랬더니왕선생님이"멀리화(花)"라는노래를가르쳐주었었다.
오페라투란도트.가상의중국공주투란도트.
푸치니의최고걸작이라는미완성오페라.
카작에서본오페라중에가장화려한무대장치와많은인원이등장했다.
오페라하우스도꽉찼다.
그러나,
오페라전체에흐르는"멀리화(花)"라는중국노래테마뮤직(오페라에서는테마뮤직을뭐라고부르는지모른다)으로흐르는것빼놓고는내귀에익은아리아가없었다.
그래서지루했다.
그러나더이상불평하고싶지가않았다.
좋은점을찾아보자…
무대가비교적화려해서그런지젊은이들이많았다.
앞자리에앉은틴에이져들이공연도중에도계속전화질을한다.
그휴대전화불빛이여기저기서반짝인다.안내원이와서몇번이나주의를주는데도그치지를않는다.
몸을뒤트는그들을보며,나는오페라의장래를생각해보았다.
오페라가어떻게영화를제치고젊은이들을끌어들일것인가?
헐리웃영화에비하면정말학예회같은오페라무대.
더구나세계최고의명품무대도아니고,또내자식이나오는무대도아니고,귀에익은음악이나낮익은
성악가도없다면그런공연에는사실별로가고싶지가않다.
그러면,명품오페라란무엇일까?
지난해뉴욕에서"나비부인"을보았었다.
그무대장치는무척단순했고,너무도귀에익어오히려감동이덜한아리아들.
별기대없이보기시작했는데,나중에눈물을줄줄흘리며들은것은소프라노의열창때문이었던것같다.
그래서명품일까?
카작오페라의입장료는,내가제일좋아하는좌석엠피띠아트르(2층앞줄)가5불이다.
만일,
메트로폴리탄오페라나라스칼라좌오페라가카작에와도,5불만주고누구나들어갈수있을것인가?
절대안올텐데,걱정도팔자다.
그래서명품이라는딱지를안붙인보통오페라.
중,고등학생들도쉽게볼수있는오페라가정이간다.
비록휴대전화로장난질을치고있지만,그래도오페라에갔다오면그들은투란도트가뭔지는알게될것
아닌가.
명품이랍시고음악회가50불,500불씩하면가난한젊은이들은당연히판타지오페라"투란도트"를보기보담
판타지영화"반지의제왕"을볼것이다.그게훨씬더재미있고예술적이다.
보통사람은문턱이높아서구경하기도쉽지않은"명품".
그걸사기위해어떤사람은도적질도하고남을속이기도한다.
그러면
명품이라는이름으로예술의문턱을한껏높여놓은음악회는어떤가?
입장권을사기위해도적질을하라고할것인가,오지말라고할것인가.
많은젊은이들의음악에대한열정을잠재우고,대신돈많은호사가들의장식품으로전락하기를자처하는
명품음악회보다차라리5불짜리보통음악회가그래서나에게는더예술적이다.
알마티시내에있는중국식당"투란도트".
5불짜리오페라에다녀온카작청소년들은적어도,
"투란도트"가식당이름만이아니라는것을알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