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조의 하루

시골에사시는부모님들뵙고,남편은카작으로떠나고,드디어혼자만남았다.

이젠내친구들,만나고싶은사람들만만나면된다.

그래서,

내가힘들어할때큰도움을주신이웃블로거참깨님과들깨님을만났다.

지하철역에서빨간코트를입은아줌마를기다리라고했었는데,날씨가더워서얇은검정윗도리만걸치고나가

그분들을헛갈리게했다.

강남의한정식집

수공이잔뜩들어간음식들을그냥씹기가아까와열심히사진을찍고,열심히먹고,열심히수다를떨고…

생전처음만나는분들인데,속을주고오래동안사귀었던친구같았다.

나만혼자그렇게편히생각했을까?

대접하려고나갔다가오히려대접을또받고왔다.에그…눈치가없어서.

달라값이쎌때한번폼잡으려고했는데기회를놓쳤다.

참깨님이동생의병원까지데려다주셔서,

거기서동생과잠간눈인사만하고,근처에사는친구집으로.

같은아파트에서거의30년살고있는그친구의인내심에찬사를보내자,

"세월이빨리간거지."

도사같은대답.

저녁에는동생의며느리(조카며느리)가연극구경을가자고해서대학로에갔다.

"리어왕".

공연장은젊은이들로꽉찼는데

실컷졸다가끝날때하품하고박수치고나왔다.

너무고단하니문화인행세도할수가없었다.

푸근한봄밤의대학로거리.

스타벅스,맥도날드,미니스카트의아가씨들이바글바글한그속에서추억의학림다방을찾아본다.

또"그유리창가가로등그늘의밤"을찾아본다.

그러나

사랑은가도,세월은남는것이라고대학로는말하고있을뿐이었다.

아무도기다리는사람이없는데도,

10시반이라는이유로집으로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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