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좋은아줌마들이노천사우나에들락거리는모습이보인다.
"수영복을안가져왔네."
"추운데어딜….그대신해넘어가기전에모래밭에나가자."남편이황급히말린다.
카메라를챙기고혹시조개라도잡을수있을까해서비닐백을가지고나오라고했다.
조개는찾을수가없었고,멀리꾸부리고있는사람들이보이기에그리로갔다.
개불.
아저씨둘이서삽으로모래를파고거기서개불을잡아꺼냈다.
"이걸먹어요?"
"아주좋은거예요."
"그런데,너무힘드시겠어요.잡으려면…"
사진기를갖다대기가미안해서한마디했다.
"아저씨가잡고한번찍어보세요.이렇게…"
개불잡는아저씨가남편에게권하니까남편은에이,하고도망간다.
대신내가그걸잡고한커트.잡아보니아무것도아니다.
내가가본미국해변에는조개껍질도없었다.
알라바마남쪽의멕시코만도그렇고,동부의캐럴라이나주와버지니아비치도그랬다.
그런데여기는개불도있고조개껍질도많다.그래서열심히줍다보니가져가지도못할걸헛수고하네,하는
생각이들어다버렸다.마음은소녀.
요즘도조개껍질줍는소녀들이있을까?
돌아가는길에
아버지께서국밥을잡숫고싶다고해서고속버스역근처소머리국밥집에들어갔다.
6천원.
동네아줌마로보이는두여자가퍼지르고앉아국밥을먹고있었는데,반찬이밥상하나가득이었다.
"이렇게주고도남아요?"
"모두동네단골들이라서요."
나는황태콩나물국을시키고다른사람들은모두소머리국밥을시켰다.
내것도맛있고,남의것도맛있었다.
노인네한분이들어와얌전히앉아주인이갖다주는것을조용히먹는다.
"할머니는언제퇴원하세요?"주인여자가묻는다.
"좀더있다…"
할아버지는식사가끝나자조용히구두를신고아무말없이나갔다.
나는해변가호텔에서보다그식당에서사진을더많이찍었다.
사진에무슨정(情)이라도찍힐것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