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영어
남편이가르치고있는대학의카페테리아에서점심을먹고있는데,어떤남자가아는척을하며인사를했다.

"Youarewelcome.알마티어떻습니까?"

",아주좋아요."

유어웰캄?

그는아무렇지도않게계속수다를떨더니먼저자리를떴다.

누구인지남편에게물었더니,

",수학과강사인데,미국유학을가고싶데."

이명박대통령생각이났다.

작년에미국서누가왔을때,환영하는말로"유어웰컴"이라고했다가영어도못하는대통령이라고

신문들에게한소리들은것같은데

아무튼난그말을천만에요대신환영합니다라는뜻으로알아들었으니까통한셈이다.

알마티시내의커피숍커피델리아.커피맛도괜찮고값도분위기도좋다.

학교식당은교직원에게는무료다.

학생들은250뗑게(2)를내는데,그래서나도250뗑게를내고점심을먹었다.

무슨음식이나오나궁금하기도했고,러시아어끝나고집에가는길에배도촐촐했기때문에들른것이다.

음식은간단했다.

고기와함께푹삶은가라반조콩(chicpea라고도한다)을흰밥위에부어줬다.카레라이스처럼.

그리고터어키식스프와요구르트,빵이나왔는데스프는녹두맛이났다.녹두나렌틸을갈아만든것같았다.

밥만가지고는모자라는지학생들은빵을스프와요구르트에꾹꾹찍어먹고있었다.

김치를못먹는나는한국식당에가면먹을것이없다.그래서차라리학교카페테리아의음식이더낫다.

그러나자주안가는이유는총장부터학생까지다거기서식사를하기때문에,만나면인사를해야하니까그게

좀불편해서이다.

영어,러시아어,카작어,터어키어가들린다.

이학교는모두영어로강의를하기때문에학생들이나교직원들이영어를잘하지만,

밥먹을때는각자편한말을쓰는것같다.나도밥먹을때는특히영어쓰기가싫다.

이들에비하면한국사람들은탄탄한영어실력을가지고있는데,그런데도왜계속영어못한다고안달을하는지

알수가없다.

영어를못해서가아니라영어로자기주장을너무세게하려들기때문이아닐까?

커피델리아의페티오.밤거리를걷는사람들도있고,검은양복을입은경비도있다.

카작정부는다른중앙아시아나라보다여러면으로정책에유연성이있어보인다.

예를들어,공용어로러시아어와카작어두가지를쓰고있는것이다.

구소련연방에서공부한사람들이나지식층은러시아말을쓰고,농촌이나교육수준이낮은사람들은

카작어를쓴다.언젠가는카작어하나만을공용어로쓴다고하지만,

우리세대가일본어를몰라1970년대일본어배우기붐이일었던것을생각하면,러시아어를잊지않으려는

카작정부의의도도괜찮아보인다.

젊은세대에게억지로러시아어를못쓰게할필요는없을것같으니까

여러가지언어를쓰는나라라서그런지영어에대해서도한국사람처럼지나치게긴장하는것같지않다.

그러니까"유어웰컴"하고나서도계속잘떠들겠지.

말이란우선통해야하는것인데,통하려면되건안되건이대통령처럼자신있게말해야한다.

그러다보면오바마조차도

"나도당신이영어하는것처럼한국말을해봤으면…"하게될터이니까!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