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한 아이다
BY 벤조 ON 4. 8, 2009
결혼기념일을잊고그냥지냈다.
뭐,둘이같이한결혼이니까한편을나무랄일도아니고,
그동안결혼기념일이라는것을별로지키지않았던터라별로섭섭하지도않았다.
단지,
지금까지함께살고있다는것이서로대견해서,
그기특한상대를격려해주기위해주말에"아이다"구경을가기로했다.
한주후엔남편생일이기도하고…
책을읽건,영화를보건,또음악회나발레를보러가건그감상을말하는것은재미없다.
왜냐하면,
이미유명한작품이란유명한사람들에의해감상문이수없이나와있기때문에내가할수있는일이라고는
고작남의느낌을살짝베끼는정도밖에는안되기때문이다.
그래서어느날부터남에게그런것을말하지않게되었다.
감상문을쓰지않게되니너무편안했다.
모르는것은지루한채로,아는것은덜지루하게,기술이모자라면애교로,잘하면감동에푹젖어들수있기
때문이다.
나는젊을때재즈라는것을별로듣지않고살았다.
그런데어느날,그재즈라는것이귀에들어오기시작했다.
고전음악보다,가요보다,칸츄리웨스턴보다,그게들려왔다.
고달픈하루를마치고,
우연히도시의가로등과쓰레기통,그리고붉은영어네온사인을보았을때,재즈가마음을울리기시작했다.
오페라로시작하더니왜재즈로가는가?
그냥듣고싶은것을듣는것이가장좋다는말을하고싶어서다.
누구에게오페라를가자고,재즈바에가자고,심포니에가자고약속하지않고
문득,
간절한남자의목소리가그리울때,
격식을비웃고싶을때피아노와콘드라베이스의임프로바이즈를찾아,
때로는수많은악기의아우성이그리워서그냥찾아가는그런것,그런자유를말하고싶어서다.
1막이내려가기전에살짝.
"청아한아이다"는부르르진저리치게했다.
까마득히잊고있었던‘젊음‘을들었기때문이다.
아직도세상에는저렇게사랑에가슴설레이는젊은이들로가득차있겠지…
세상은여전히돌고,나만늙었네.
식어버린정열에허망해하던나의가슴을병사들의합창이채워주었다.
그씩씩한합창속에서,사랑하는여자에게승리를다짐하는장군의목소리를찾는다.
찾았다.
아,베르디,요렇게보물찾기처럼숨겨놓다니!
아이다는다른오페라보다볼거리가더많은것같다.
특히2막은합창도좋고,그중간중간춤도있어재미있었다.
오페라하우스의발코니
카작에"발레오페라극장"이따로있음에감사한다.
거의매주발레와오페라가번갈아공연된다.그것도주말사흘동안계속.
여기도경기가안좋다고야단이지만,그래도예술공연은계속되길바란다.
예술가들이란돈을먹고사는사람들이아닐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