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기슭에별장을가진코리안아메리칸이있는데,
그별장으로러시아어클라스메이트들을초대했다.별장이라고하지만,미국주택처럼생겼다.
우리아파트가천산과감히마주보고서있다면,이집은천산의품에포옥안겨있었다.
뜰에는갖가지과일나무들이있었고,
마당안으로끌어들인시냇물옆에는순하게생긴멍멍이가앉아우리를지켜보고있었다.
한국가게에서돼지목살을사고,상추와오이소박이,맥주와과일을들고가니,
주인은밥과미역국,나물,김치를준비해푸짐하게상을차렸다.
고기를구어먹고뒷산에올랐다.
복숭아꽃살구꽃핀동네가저만치아래로보인다.
그뒤로무질서하게지은아파트,너,제발거기서나행세하지이산으로올라오지는마라.
날이흐렸다개었다해서천산봉우리들이사진에잘안나왔다.
뒷산이라고해도해발2천미터는넘을거라고하니기후가변덕스러울것이다.
야생튜울립이여기저기피어있었다.여기가튜울립의원조라고하는데…
어마나,목동이갑자기나타났다.
너무갑자기나타나서사진을찍으려니손이떨렸다.
21세기,
말탄유목민의후예가우리를기죽게했다.
"우와,저런말타고막내달리면우리같은보병은기냥입딱벌린채깔려죽을수밖에없겠지요?"
우리일행중에제일호탕하게보였던아저씨의한마디.
이산골에서내가록펠러아들이라고,이병철딸이라고한들저목동은눈한번깜짝안할것이다.
그는눈길한번안주고,그렇게거만하게지나갔다.
드디어뒷산에오르니마치사운드오브뮤직의첫장면같다.쥴리앤드류스가뛰쳐나와두팔을벌리며
노래할것같았다.
"언덕들은살아서음악을한다
수천년이어온그들의노래를
Thehillsarealivewiththesoundofmusic
Withsongstheyhavesungforathousandyears"
정말,
소리가있었다.알아들을것도같은산들의음악소리.
큰산은작은산들을낳아품어주고,작은산들은그아비의품안에서노래하고있었다.
나도양팔을벌리고그녀처럼노래를부르고싶었지만,일행들눈치를보느라참았다.
내나이10년만젊었더라면…사실은,가사를첫줄밖에몰라부를수도없었지만.
별장으로내려와서따듯한찻잔을앞에놓고이야기꽃을피웠다.
안주인이직접구운호도쵸코렛칩쿠키도있고,바깥주인은우리들을위해노래를직접불러주었다.
오래전에자신이불렀던미국뮤지칼의한곡이라고했는데,듣는우리가좀어색해했지만,
그노래는별장에잘어울리는선택이었다.
산촌에눈이쌓인어느날밤에,
다시와서,
촛불을밝혀두고호올로지내고싶은그런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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