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더이상라면그릇지키느라신경쓸필요가없어졌다.질은부실하지만아무튼배는불렀기때문이다.
한사회의재산을공평하게나눈다는것은얼마나복잡하고힘이들까.
설령겉으로는평등분배에문제가없어보인다해도,그속에는수많은의심과불신이깔려있음을
라면나눠먹던기억으로추측해본다.
"미국서왔으니돈있지요?돈좀빌려주세요."
"당신,자동차두대이니한대는내가탑시다."
"넌공부했잖아.그러니네답안지좀보고쓰자."
이런뻔뻔한이야기들을여기서가끔듣는다.
누군가가그랬다.이런사람들을이해하는데는시간이필요하다고.
오랜세월동안,
"네것이내것이고,내것은내것이다"라는체제속에서살아온그들.
남보다더일할생각도,그럴필요도없었던사회구조속에서살아왔던그들.
이들을이해하는데는분명시간이걸릴것이다.
그러나시간이걸리더라도,
그들이내것과남의것을구별하고,남의것을존중하게될때까지
우리는기다리는수밖에없다.신뢰를쌓아가면서…
그래야,
남북통일이되었을때,내밥사발과북한동포의밥사발이같다고왜,왜,왜,난리치지않고
그럴수도있겠구나,이해할수있겠지.
난방도끊긴으시시한봄날오후,
라면을끓여먹을까생각하다,국가와민족을위해생각이멀리통일전망대까지갔다왔다.
에그,
오늘저녁에는현명했던"오마니"를생각하며퉁퉁불은라면국이나끓여먹을까?
한냄비의라면을공평하게나누기도이렇게어렵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