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첫주말(1)
–세계에서가장추운수도아스타나
오월의첫여행지는아스타나로정했다.
1997년,
"하얀무덤"이라는뜻의인구10만의동토작은도시에,
카작대통령나자르바예브는새수도를건설하기로결정했다.
눈동자도언다는겨울추위,영하45도.
그러나오늘날씨는우리에게아주호의적이었다.낮기온이29도까지올라간것이다.
지금우리가살고있는알마티는
카작의동남부끝에천산산맥과인접한온화한기후를지닌살기좋은곳이다.
그러나이곳을떠나국토중앙의찬바람몰아치는아스타나로옮기는데는여러가지이유가있었지만,
우선국토의균형개발이라는과제와구러시아이주민이살던이지역에"카작인에의한새로운카작건설"
이라는의지가담겨있었다.
그래서이새로운수도를카작의상트페테르부르그처럼만들기로했다고한다.
경찰의모자가별나서한커트.
이제는인구60만으로불어난곳.
날씨가좋아서그런지강변이명동거리처럼사람들로붐볐다.
불과3주전까지만해도얼음이녹지않았던강.
거기서젊은이들이수영을하고있었다.
우리가묶었던아들친구의아파트는이강가에있었다.
혹독한첫겨울을보낸이들부부는자연의변화에아직도어리둥절한모양이다.
"문을여니까,눈알이갑자기어는거예요,뿌옇게…이렇게갑자기봄이왔다는게믿어지지않지만,
그래도한겨울지내보니까여기서더살고싶어지네요.너무깨끝하고한가하고또대우도좋고."
그녀는내가알마티에서달래와냉이를캤다고하니까,
"정말요?우린콩나물과두부라도좀먹었으면…"했다
한국식품점이있기는하지만싱싱한식재료를구하기가힘들다고했다.
내가사는알마티에서비행기로1시간40분,그러나아직고속도로가안뚫리고,인구가적기때문에
수요와공급이안맞는지모든장사가힘들어보인다.
큰길옆으로궁전같은한국식당을포함,으리으리한각국의식당들이줄지어있다.
"저렇게큰한국식당은처음보네."
"저번에갔더니손님이우리밖에없었어요."
인구50만의수도에한인은약100명이라니짐작이간다.그저전시효과같았다.
여기서종종듣는말중에하나가"대통령이하라고했대요."다.
이것도대통령이하라고한것인가?
"여기도,저기도텅텅비었어요."
즐비한새고층건물들,말안해줘도척보기에빈것같았다.
주로정부부처,외교관,오일컴퍼니직원들이살고있다고한다.
L.G.간판이대통령궁앞길에당당히서있었다.코카콜라간판을마주보며.
이젠세상어디엘가도삼성과엘지가우리를반긴다.반갑고든든하다.물론자랑스럽고.
저녁에터어키식당에갔다.
닭꼬치구이와빵을먹었는데,아주맛있었다.
후루시쵸프시절에강제로이주시켰던소련인들이여기서밀농사를짓는다고했다.
밀의질이좋아서카작의빵은그냥먹어도맛있다.
밀가루도,소고기도방부제나화학물질을거의첨가하지않는다고한다.
이식당은음식맛과가격이좋아서손님이항상많다고하는데도빈자리가많았다.
나중에커피를마시러제일좋다는백화점에갔는데,거기도커피숍외에는정말쇼핑객이없었다.
세계적인불경기라서인가아니면인구가적어서인가…
아스타나의상징인바이테렉탑에올라가면위와같은조형물이있다.
각종교단체의대표들이카작의평화를기원하는서명이그속에있다.
이나라에는숫자적으로모슬렘이물론많지만,다른모든종교에대해서도비교적너그러운편이다.
다민족,다종교국가인카작의평화공존을위해이조형물의의미는사뭇깊어보인다.
카작의평화를위한기원문이새겨져있다.
총인구1500만.세계에서9번째로큰나라.
너무큰땅을지키는것도힘든일이겠구나…하는느낌을받으며첫날을보냈다.
끝없는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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