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이 남는거여 (1)

"얘,뮌헨에서프란시스카너바이스맥주세잔을시켰는데,스티브가두잔을마셔버렸어.

그러면몇잔이남았을거같니?"
미국에있던아들은어리둥절해서나를쳐다보며,
"지금무슨말씀하시는거예요?"

"두잔남았지.먹는것이남는거라는말알아?"
"네?"
영어가편한아들에게"먹는게남는거"라는설명을어떻게해야하나…

뷔스부르크기차역의가게

여행은정말"먹는게남는거"다.
아름다운경치와화려한궁전,천재가그렸다는명화를보아도

먹고마시는일보다기분이더느긋하지는않았다.

제한된시간에어떤명소를볼것인가에대해서는서로의견이분분했지만,무엇을먹을것인가에대해서는

대체로의견통일이잘되었다.

우선기차역의샌드위치가게는그냥지나치기가어려웠다.
대개배가촐촐할때기차를타거나내리기때문이기도하지만,

오전에새로구운빵과피자,과자등의냄새는우리고개를거기로마구돌리게한다.
식구들눈치를보며

샌드위치와과일을사가지고허겁지겁기차에올라일등석테이블에좌악펼쳐놓으면,

먹는것만보면환장을하는엄마의죄가다용서되고,몇시간달리는여행이전혀지루하지않다.

맥주대신꽃을들고치어스!

조카스티브는저녁먹으러가서맥주잔을앞에놓으면얼굴이달라졌다.
어른들모시고(?)다니느라하루종일따분했던표정이,흑맥주가담긴늘씬한잔을보면갑자기확펴지는것이다.
방금술마실나이가되었다나…

그래서오늘도걷는다마는…저녁에맥주마실일을생각하면즐겁다?

우리가다닌곳은모두맥주가맛있었는데,
첫날뮌헨에서마신프란시스커너바이스비어가제일생각난다.아마첫번마신맥주라서그럴꺼다.

흰소세지도맛있었다.
둘째날은

관광가이드북에나와있는유명맥주집으로갔는데,관광객상대로하는유치한쇼땜에오히려

맥주맛이떨어졌다.아마옥토버훼스티발쇼비슷한것같은데,끝나자강제로자리를옮겨야해서

기분이설렁해졌다.

뮌헨의마리엔광장의카페.
유럽의아침은갓구어낸빵들과페이스트리냄새로즐겁기그지없다.
한가지만골라야하는내배가원망스럽다.
남편은그빵을두세입에다베어먹고멀뚱멀뚱앉아있어우리를초조하게했다.
혼자와서신문이나책을읽으며천천히먹는사람들이많으니빨리일어설필요가없는데도.

한참먹다가찍은찐빵

우리가족은식성이너그러워서,뭐든지잘먹는다.

특히관광을가면뭐특별한음식이없나항상두리번거리는데,

킴체의섬안에있는궁전카페에서발견한찐빵은나를흥분하게했다.

찐빵위에따끈한화이트소스와양귀비씨(퍼피씨드)를뿌려서내왔는데,

더시키려니까그게마지막남은거라고했다.

돈제법내고맛있는것먹은곳은잘츠부르그의식당.
마차의마부가일러준그식당을찾아가느라비를촐촐맞으며헤멨더니먹기바빠음식사진찍는

것을깜박했다.
서양레스트랑은빵맛에승부가달리는데,자기집에서직접빵을굽는레스트랑은십중팔구맛집이다.

후레시하고구수한빵이나오면그다음은볼것도없다.

기도하는겨?

식당에가면식구들이물대신맥주를시켰다.
나는알콜이안들어간음료나따끈한차를시키는데,그래도다른사람이시킨맥주나와인을한입씩맛은본다.우리식구들중에서내가제일술경력이오래되었기때문이다.
맛있는맥주를자기들끼리마시기가미안한지꼭한모금마셔보라고권한다.

그러나비엔나에서는레몬비어라는것을시켜혼자다마셨다.레모네이드와맥주를7:3으로섞었다고해서

마음놓고마신것이다.늙었는지달달한술도좋다.

한인민박의창고같은방에짐을던져놓고,기분전환하러밤거리의비엔나로나갔다.

비엔나오페라하우스옆의유명식당.

관광가이드북에도,기분좀내려면가보라는곳이다.

빳빳한셔츠와정장차림의웨이터들이손님기를팍죽이는곳이다.

나는식당아줌마를해봐서어디엘데려다놔도종업원들에게기죽는법은없다.그래서한커트.

비싼값에비해맛없는차를마시고본전뽑으러화장실이나보고가자…

슈니츨과감자

비엔나에서보물궁전을보고점심을먹으러번화가로나왔는데,
가이드북에나온유명레스트랑엔자리가없었고,지나가다보니고기집에서식사를팔기에거기엘들어갔다.
거기서

지금까지먹어본것중에서제일맛있는슈니츨(독일돈까스)을먹었다.
값도싸고질도좋고…
나는피만에고기와채소를넣은것과샐러드(샐러드바가있었다)를먹었는데,

오랜만에채소를실컷먹었더니몸이거뜬해지는것같았다.
이런날은괜히횡재한것같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