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테레사의궁전을나오니비가억수같이쏟아붓고있었다.
그래도꽃양탄자를깔아놓은듯한궁전정원과그뒤로신전처럼버티고있는전망대를안볼수는없어,
쓰나마나한우산을받쳐들고정원으로나갔다.
꽃밭을지나전망대언덕을오르려니이미몸이젖어오고있었다.
내걱정이되는지딸이정원찻집에서쉬어가자고했다.
"아메리칸커피있어요?"
"없습니다.우리는600백년동안커피를마셔오고있습니다만,여기에는아메리칸커피는없습니다."
거만하게생긴40대의웨이터가대답했다.
"그럼,에스프레소와크림대신뜨거운물을한잔갖다주세요."
에스프레소커피에물을섞어아메리칸커피처럼마실심산인것이다.
웨이터는에스프레소와함께아주쬐그만크림잔에미지근한물을한숫갈쯤담아왔다.
웃음이나왔다.유럽인의열등감인가?
만일내가영어를아주세련되게한다거나,독일말을잘한다면이렇게말해주고싶었다.
"여보세요,나는커피를40년동안마셔왔는데,당신은?"
정말로,
나는고등학생때부터커피를마셔왔고,그이름도다양하게모닝커피,다방커피,마담커피,시민권자커피,
스타벅스커피,맛배기커피(커피믹스),그리고아메리칸커피…
이중에서제일싫어하는것이유럽인들이잘마시는,크림을잔뜩넣은라떼와카푸치노다.
미인대회에포토제닉상이있지만,
부다페스트는어디서찍어도사진이잘나오는아름다운도시였다.
어느도시건도착하는날은항상저녁식사가늦어지는데,
그럴수록가이드북에난곳을찾아가는것이여러모로안전하다.
그동안은음료로맥주를시켰지만,항가리맥주가맛있다는말을못들은지라,포도주를시켰다.
사진을찍어놓고보니,집시레스트랑같은분위기가풍긴다.
다른곳에서도소고기국물에국수를넣은누들스프가있었는데,부다페스트의식당에서시켜보았다.
우리의잔치국수맛같았다.
항가리는음식에파프리카를많이쓰는데,그래서음식색깔이붉다.
우리입맛으로는전혀맵지가않다.
한국의수제비잘게띠어놓은것같은덤플링.맛도수제비와비슷하다.
프라하는성안에서관광객끼리바글거리는재미있는도시다.
그래서인지한국젊은이들이많고,우리애들도아주좋아했다.
여기서도관광가이드를불렀는데,그가소개해준전통음식점으로가서점심을먹었다.
구운돼지종아리(?).
족발은아니고그다음부위인것같다.살이제법많아서두개시켜서다섯이충분히먹을수있었다.
참,
우리가카작에있을때,어떤분이체코맥주가제일맛있다고하더니정말맛있었다.
물맛에따라술맛이난다더니,물맛이좋은가?
관광객들이아이스크림을핥으며돌아다니는것을보니아이스크림별로좋아하지않는나도먹고싶어졌다.
그래서"제일맛있다는"아이스크림집을찾아갔다.
날씨가후덥지근해서기분전환이되었다.아이들은물론좋아하고.
관광지엘가면,예술가를팔아먹는음식점이많다.
프라하묘지에는스메타나,식당에는카프카를내세우는데,
그와그일당(?)들이모였다는카페엘갔다.
프라하강가에있는이레스트랑에서근엄하신웨이터들의서비스를받으며샌드위치를먹었다.
다리아프고배고픈손님오래기다리게하다가음식을내어오니당연히맛있지.
여기처럼실내장식이좋거나창밖경치가좋은식당에가면저절로디저트를시켜먹게된다.
디저트로눈요기하나더하고싶어서일까?
이번여행의마지막경유지베를린.
베를린식당은정치가를팔았다.뭐국회의원들이잘가는싼곳이라나…거길갔다.
강가의식당은와글와글.식당안에는자리가있는데,강가의페티오에는자리가없었다.
유럽은화장실인심이좀야박해서식당이라도돈을받는곳이있다.
기부금조로1불쯤.
베를린에서의마지막저녁은한국분이초대해서거기로갔다.
독일교수부부3커플이동석했는데,만두국,불고기와한식반찬으로잘먹었다.
음료와애피타이져는주인이서브하고,나머지음식은뷔페식으로차렸는데,
독일인들이아주좋아하는것같았다.
서양사람들을초대할때는
그릇과주인남자의서비스,그리고주인여자의수다가필수인것같다.
이세가지가다부족한우리는그래서서양손님초대를어려워한다.
우리는중간에10시쯤나왔는데,다른독일인들은언제까지놀다갈지모른다고했다.
베를린민박집주인이싸준푸짐한체리를받아들고,우리는프랑크푸르트행기차에올랐다.
거기서집으로돌아가는비행기를타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