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평균나이가60은되어보이는클래스였다.
알라바마대학교의평생교육원프로그램중"자서전쓰기"클라스인데,
한20명쯤되는학생들이모두고향이달랐다.
캘리포니아,위스컨신,펜실바니아,테네시,그라나다,그리고남한(요즘미국사람들은꼭이렇게부른다).
그래서그들의이야기는아주다채롭다.
매주레터용지두페이지분량의이야기를써서가져가소그룹에서읽고,
각그룹에서한사람씩대표로나가반전체앞에서또읽는다.
사실은강의를듣는줄알고갔었는데,
강의는첫시간만하고더이상없었다.그냥서로써온것을나누는것이다였다.
선생님은그야말로사회자정도의역할만했다.
나는겁도없이첫번째과제물을썼다.
그런데은근히걱정이되는것이있었다.문법.
"걱정말아요.우리엄마글은문법이엉망인데도,얼마나재미있는지몰라요."
옆자리의베티가격려해주었다.
그래도정도나름이지,자기엄마는미국사람아냐…
할수없이딸에게전화를했다.
"얘,네가한번읽어봐줘.아무래도자신이없어,망신당하면어쩌냐?"
"저,지금무지바쁘거든요,그러니그냥가져가세요.엄마가영어연습하려고들은클라스인데,
틀리면어때요?"
"그래도…거기내가아는사람도있단말야."
딸은막무가내였다.나는갑자기사정하는것이치사하다는생각이들어,
"관둬라,그만둬야겠다.너무스트레스가되네!"
"그럼,그러세요."
그다음주에는안갔다.
나중에작은딸이전화를하더니어떻게되었냐고물었다.
"안갔다니까!너희들이가지말라며?"억지를쓰니까,
"엄마,언니가너무바빠서그랬나봐요,저한테보내세요,한번봐드릴께요."
그래서나는큰딸,작은딸모두에게보냈다.
제목을"무식하면용감하다"라고하고싶은데,영어로어떻게써야할지모르겠다고하며.
다음날큰딸에게서이메일이왔다.
거기에는"FoolsRushInWhereAngelsFeartoTread"라는제목의위키디피아사이트주소가있었다.
들어가보니,
알렉산더포프라는영국시인의위와같은글이설명되어있는데,
글앞부분의"FoolsRushIn"을인용한여러노래와작품들이있었다.
그중에내가아는것은엘비스프레슬리의
"Wisemensay,onlyfoolsrushin…"으로시작하는"Can’tHelpFallinginLove"라는
노래뿐이다.
옳지!
그래서"FoolsRushIn"을제목으로떡달아서그다음주에가지고갔다.
큰딸은내용은거의고치지않고,단지나이를나타내는숫자를쓸때10이하는one,two,three,…로쓰고,
그이상은아라비아숫자로써도된다는것만달아주었다.
큰딸은원래그렇게고쳐준다.
내가쓴것을거의그대로놔두고간단한문법만고쳐주는데,
그래야그게진정으로나의글이래나,뭐래나…하면서.
그런데도,
딸이고치고나면마치음식에조미료를약간친것처럼글맛이확부드러워진다.
교실에서내차례가되어읽고나니,모두들"엑설런트!"하면서칭찬해주었다.
미국사람들이원래칭찬을잘해주지만그래도우쭐.
옆자리의베티가귓속말로,
"얘,네제목재미있다.다음에도꼭써와,기대된다."
그동안쌓였던스트레스가다날라갔는데,
돌아서니곧바로스트레스가또오네…그래도,
무식하니까용감하게,겁도없이foolsrushin!해보자결심하며씩씩하게교실을나왔다.
이러다가좌우명이"FoolsRushIn"이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