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존아저씨의장례식.
고인의유언대로화장을하고재가되어돌아왔다.
장소는존의아들이운영하는댄스스튜디오.
식장에는아름다운꽃들과스낵들이차려져있었다.
보통미국의상가는친지들이음식을한가지씩해가지고가서
식구들과담소를나누며고인을기리는분위기다.
그래서,
줄리아와식구들이집에도착한날,바로옆집이지만나는전화를해서방문시간을약속을했다.
꽃화분을만들고,샌드위치와생강계피차를끓여갔다.
아내줄리아는생각보다침착했고,남편의죽음을담담히받아들이고있었다.
그녀와나의문화의차이는,
삶속에서만있는것이아니라죽음을대하는태도에도차이가있음을느낀다.
꽃과사진,고인을기리는기념품등으로장식되어있는장례식장.
시신이없어서그런지분위기는마치출판기념회장같았다.
존이살아있을때는만나보지도못했던아들과딸,며느리와인사를하고,
미망인줄리아와허그를하는데그녀의귀걸이가눈에들어온다.검은상복의아름다운미망인…
영화속의배우처럼아름다웠다.
영화를보면항상궁금한것이있었는데,
재판정에나오는죄수들의단정한복장과,장례식에곱게치장한미망인의모습,
그리고출산후예쁘게화장한산모,등등이다.
만일내가저들의처지가된다면몸치장할정신이있을까자문해보기때문이다.
나는출산후화장은커녕세수도제대로못하지않았던가…
아들내외가아버지께바치는월츠를추었다.
"아버지께서저를너무사랑하시고,특히제가댄스하는것을자랑스럽게생각하셨어요.
이스튜디오에도아버지손길이안닿은구석이없어요.바닥은물론,벽,저기몰딩,그리고돈도잘주시고…
이제아버지께서좋아하시던댄스를그분영전에바칩니다."
아들과며느리는검은상복을입고우아하게월츠를추었다.
장례식에서춤추는것은처음보는데,가슴이찡했다.
박수가치고싶었지만참았다.
목사님,아들,딸,형님,동생이차례로나와고인을추모했다.
처음가정방문을했던순간,어릴적아빠와함께지내던일,캠핑갔던일,낚시갔던일,손자들에게
서로먼저책읽어주려고다투던일,
동네이웃들이버리는물건모아다재활용하던일…등등.
46년동안살아온부부,이제홀로남겨진줄리아는이렇게말한다.
"내영혼의깊은곳에닿아있는그대…"
마지막으로형님이다시나와음악을틀었다.
엘튼존의"TheLastSong"
오랜만에만난이웃과친지들은서로악수를하고안부를묻고,고인의생전에피소드를이야기하며
화기애애하게보냈다.
아무도울지않았다.
나는냉수를한잔따라마셨다.그리고속으로말했다.
안녕히가세요,존아저씨!
존아저씨는세상을떠나면서까지도우리를편안하게해주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