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집에는이가서말?
하루는아이들이학교에서노티스(notice)를받아왔다.
머리에서캐가있으니깨끗해질때까지당분간학교에나오지말라는것이었다.
허겁지겁학교에전화를걸어보니선생님이,
"정기검사가있었습니다.사실노랑머리는서캐를찾아내기가힘이드는데,검정머리는쉽게눈에띄어서
그애들만걸렸지요.아무튼,일이해결되면다시연락하십시오.학교간호원이다시검사해서판정을내릴겁니다."
우선,그로서리에가서이잡는licekit를사왔는데,한국의참빗과는비교도안될만큼엉성했다.
2차대전이끝난후미국에서나온포스터,위키디피아에서.
마침친정어머니가와계셨는데,
"아니,깨끗하고잘사는미국에이가있다구?어디서옮아왔냐?아이구…"
그러고는옛날솜씨를발휘해서팔을걷어부치더니아이들머리통을뒤지기시작했다.
딸아이들은머리가길어서캐를훑는데시간이많이걸렸다.
그래서머리를자르기로했는데,
일반미용실에서는절대로서캐가쓴머리는안만진다고했다.
발이넓은앞집베드로엄마에게사정을얘기했더니,마침학생촌에미용사를하는미국학생부인이있는데,
거기에가보라고했다.
그러나그녀도이가생긴머리는절대안받아주는것이원칙이라고거절했다.하,참…
아이들은신이났다.
다음날,
베드로엄마가근심스러운얼굴로찾아왔다.
"우리베드로도서캐가있더라구요."
베드로는아직학교에갈나이가안되었는데,그럼어디서옮았단말인가?그렇다면베드로의여동생은?
사흘밤낮을이잡기에열중하고나서야겨우서캐가보이지않았다.
아이들은서캐를잡아손톱으로딱하고비벼터뜨리는것이신기해서로해보겠다고했다.
어머니는"그래,이것도경험이다!"하시며아이들에게서캐를뽑아건네주기도했다.
나는다시한번남편을원망했다.
"샤워꼭지도없는집에사니까이모양이지,아이들이꾸부리고앉아머리감는것힘들잖아!"
그래도종래샤워꼭지를달고살지는못했다.
그때가미국에온지2년쯤지났을때인데,남편이직접샤워꼭지를다는것은꿈도못꾸고,
플러머를부른다는생각도못하고,그냥그럭저럭몇달더살다가아파트로옮겼기때문이다.
지금도친정어머니는그시절하얀판잣집이야기를하신다.
서캐훑던이야기는물론,바퀴벌레똥이마치커피뿌려놓은것처럼찌들어있었다는것,
모든냄비와그릇이찬장밖으로나와있었다는것,그래서맨날끓이고삶고…클로락스로비벼대고…
보다못해자기가이사를시켜주었다는것…등등.
하루는,
어떤유학생부부가친정어머니와우리를초대했는데,거기에다녀오신어머니가계속해서물었다.
"얘,그학생들부모는부자냐?그아파트는얼마나비싸냐?"
어머니는딸이판잣집에사는것만보셔서그런아파트는굉장히비싸고좋은아파트라서부잣집학생만사는줄
아신것이다.
우리가사는집세보다200불더준다고했더니,당장거기로옮기고앞으로는생활보조비를보낼터이니
두말말고받으라고엄명을하고한국으로돌아가셨다.
우리부부는둘다맏이라서부모님도움받는것을고생하는것보다더싫어했는데,
이"이사건"이후로마음이좀바뀌어못이기는척도움을받기로했다.
이(louse,복수가lice)덕분에형편이조금핀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