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경기를보기시작한다는것은미국인이되어간다는뜻이다."
우리가미국에산지7년쯤되었을때,어느이민선배가해준말이었다.
남부도시멤피스가배경인"블라인드사이드"를보며,
이젠미국인중에서도남부(南部)인이되어가는구나하는생각을했다.
그정서와엑센트가익숙해서마치내이웃의삶을보고있는느낌이들었기때문이다.
미식축구의쿼터백은공격의사령탑이다.
오른손잡이쿼터백이패스를할때면왼쪽으로안보이는지점이생기는데,이지점을블라인드사이드
(blindside,無視界)라고한다.
상대편수비수는쿼터백의블라인드사이드로달려들어태클을잘걸기때문에쿼터백이부상을잘당한다.
이럴때쿼터백을보호하는자기팀수비가있는데,이름하여래프트태클(lefttackle).
주인공마이클오어(MichaelOher).
그는18살의300파운드가넘는거구의흑인학생이다.
결손가정의마약중독자엄마밑에서아버지도모르는12명의형제가운데하나로거리에서자랐다.
그가친구덕분에크리스챤스쿨로전학하면서그학교의학부모인튜이스(Touhys)훼밀리를만나입양되고,
그들의헌신적인도움으로미식축구의"래프트태클"로변해가는과정이바로이영화다.
미식축구에열광하는미국인들,부유한남부기독교가정,크리스챤스쿨,선행등의아름다운미국의이미지,
흑인들의적나라한삶,학교와사회지도자들의위선등문제의식도거론하는근래에보기드문고소한영화다.
어떤코멘트는
"지난시절의좋았던추억이아니라바로지금벌어지고있는실화"이기에더감동적"이라고했다.
2009년바로지금벌어지고있는실화.
영화의주인공마이클오어(MichaelOher)는실제인물로서지금은NFL의볼티모어팀에서뛰고있다.
내가블로그를쓰는지금이시간에도그팀의경기가벌어지고있다.
지난추수감사절휴가동안삼일을계속영화를보았다.
첫날은"2012"를보고,
그다음날은"블라인드사이드"를보러갔다.
가보니표가매진이었다.
딸은인터넷으로예매를했는데왜표가없냐고따졌고,바깥에서웅기중기기다리고있는우리일행을보던
극장매니저는딱하다는얼굴로다가와,
"이영화에상영관을더많이배치하는데도매일매진입니다.그냥돌아가기싫지요?공짜표를줄터이니
다른영화라도보고가세요."했다.
그래서
남편과작은딸은"닌자어새신",나와큰딸은조지클루니가나오는"AManWhoStaresataGoats"를보았다.
"닌자어새신"의주인공이"비"라는것도모른채.
그리고세번째날또갔다."블라인드사이드"를보러.
다행이표는샀는데,안에들어가보니자리가없었다.그래서4명이각각흩어져앉아겨우보았다.
미국영화관에서혼자앉아보긴처음이었는데,혼자서울다가웃다가했다.
이런영화를보면항상느끼는것이할리웃의저력이다.
그렇고그런평범한주제,남부의흑백가정,풋볼,해피앤딩,선행…등등을가지고아주감동적인영화를만드는내공.
종교인에게도감동을주고,스포츠매니아에게도,흑인에게도,백인에게도,남녀노소모두에게…
한국인에게는?잘모르겠다.미식축구때문에.
산드라블록이남부의가정주부역할을제의받았을때처음에는망설였다고한다.
자기의이미지와남부의부유층가정주부의이미지가맞지않기때문에.
그런데,
나중에영화를다찍고나서말하길"잊고있었던’믿음’과그행위에대해서뭔가생각을하게되었다"고
고백했다.그녀는이영화로차기아카데미주연여우상물망에오르고있다.
블라인드사이드.
우리에게는블라인드사이드가없는가?
내가잘볼수없는곳.
내가일취월장잘나갈때,그곳을통하여나에게태클을거는상대가분명있다.
그럴때,
나를보호해주는래프트태클.그런보호자는있는가?
마이클오어는래프트태클로서아주이상적인체격을지녔다고했다.
그런그가처음경기에나가서쿼터백을전혀보호해주지못했다.
이유는어렸을적폭력이난무하는흑인뒷골목에살때,
그의엄마는항상눈을감게하고"잠간만참으면지나간다"고했었다.
그는그렇게무저항으로체념하며살아왔다.그래서상대편을공격할수가없었다.
보다못해,
양엄마샌드라블록이경기장으로뛰쳐나가이렇게말한다.
"마이클,네가나와우리가족을보호할때어떻게했어!이것은남을공격하는것이아니야,
우리를보호하는거야!전에나를보호해주었을때처럼지금해봐!"
그러자,
그는상대편수비를자기팀의쿼터백에게서떼어내어내동댕이치기시작한다.
우리가생각하는것처럼흑인모두가폭력을휘두르는것은아니다.오히려그들은무저항에가깝다.
전혀공격적이지않은체념이쌓인무저항.
미국사람들은이사실을잘안다.
오바마가대통령이된것이그래서더욱뜻이깊다.
할리웃에도내공이있고,
일반미국인들에게도이렇게꿈을현실화하는내공이있다.
그래서좋은영화도만들고,좋은나라도만들어나가는가보다.
원작:마이클루이스
감독:존리행콕
주연:산드라블록,퀸톤애런,팀맥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