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조네 동네의 크리스마스 풍경

우리는화이트크리스마스를기다리지않습니다.

일년에한두번눈이오면다이니까요.그래도두주일전에첫눈(?)이왔어요.

그래서청청한대나무에흰눈이내려앉았지요.

올해는가을부터계속비가내리고흐린날이많아서알라바마의짱~하는푸른하늘을별로못봤습니다.

그래서해가나면강아지새끼처럼동네를돌아다닙니다.

자,그럼,아랫동네부터내려가볼까요.

제가사진찍는기술이없어,

밤에멋있는크리스마스라이트는못찍고,낮에보이는것만찍었어요.

가운데트리는우리것인데,작은딸이어제와서해놨습니다.집안이너무쓸쓸해보였나봐요.

차고에쳐박아놓았던20년쯤된오나먼트까지뒤져내어알록달록…

아이들어릴때생각이나는군요.

이집은무슨이유로산타클로스가집에들어오는것을막을까요?

우리동네는산중턱에있습니다.

제가보기에는이도시에서가장좋은위치에들어선동네인데,이유는집들이남향으로보게되어있어서요.

서양사람들은그런것별로안따지는모양인데,저는집을살때꼭따집니다.

겨울에햇볕이많이들고,여름에는덜들고…조상님,이런것가르쳐주셔서감사합니다!

"노"라고말하면서도,나라를너무사랑해서크리스마스장식대신에국기를…색갈이좋지요?

알라바마는흑인들이많지만,전통적으로공화당텃밭입니다.

흑인들이투표를못하도록방해를많이했었지요.미국에도그런일이있냐구요?그렇답니다.

오랫동안주지사를한죠지월레스라는사람은인종차별로유명합니다.말년에는마음을좀바꿨다고하지만요.

아무튼,

우리동네는NASA와육군미사일기지,병참기지가있어외지인이많이들어와섞여살고있어덜하지만,

대체로알라바마가좀보수적입니다.그유명한KKK의본산지이구요.

아직도복권을금하고있습니다.

주위의조오지아주나테네시주는다로토를해서그돈으로교육기금에쓴다고큰소리를빵빵치고있는데요,

알라바마주는가난해도그런돈은안쓰겠다는뜻인지…

소신이있어좋습니다.

"예수탄생(Nativity)"극모형들을집앞에설치했군요.

아랫동네한바퀴돌고다시위로올라갑니다.

한바퀴돌려면적어도한시간쯤걸려요.5킬로가넘으니까요.

이동네는다산기슭이라서,터를깎는데돈이많이든다네요.바위를깨내야하니까요.

새집과헌집이섞여있습니다.한번들어오면여기서나가기싫다는동네입니다.

이게뭔꽃인지,겨울인데봄동산같네요.

시의예산이깎여서올해는낙엽치워가는차도잘안오고,그래서인지집집마다낙엽이수북히쌓입니다.

성질급한사람은개인회사를불러낙엽을긁는데,올해는그렇게하는집도많지않네요.

경제가안좋은김에옛날로돌아가낙엽을그냥밟으며살았으면좋겠습니다.

이집은아주부잣집같아보이는데,개가4마리나되요.전자장치를했는지,잔디밖으로안나옵니다.

저위에개한마리서있는곳이바로테니스코트와수영장입니다.본채는따로있고요.

어제막판쇼핑을갔지요.

별로살것도없었는데,그냥구경삼아나갔다가괜히돈만썼네요.견물생심.

쇼핑몰이너무한산해서,흥분되지도않고별로사고싶지도않았어요.

특히"딜라드"같은곳은손님도없고,점원도없고해서휑하니걱정이되더라구요.

딸들이한국에계시는할머니들께보낼캐시미어스웨터를선물로샀다는데,

똑같은상표,물건인데도워싱턴보다알라바마가싸다고하는군요.

쓰레기차에리스를달고일하는미국사람들센스가마음에듭니다.

저거뭐몇푼하겠어요?그래도보는사람들의마음을훈훈하게해주잖아요.

저도마음에리스를달고그동안쌓인심신의쓰레기를치워야겠습니다.

아참,

내일은잊지말고우체통에크리스마스선물을넣어두어야겠습니다.

우체부아저씨께감사하는마음으로.

여러분들,

성탄절과년말,푹잘쉬시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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